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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이순신 - 명량에서 노량까지, 개정판
양승복 글, 박종호 그림 / 삼성출판사 / 2023년 7월
평점 :
국뽕 콘텐츠에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도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백 원짜리의 사용처가 마땅치 않은 요즘, 10만 원 권이 나온다면 마땅히 급을 격상시켜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은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다룬 만화가 있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만화도 독자층이 꽤나 세부적으로 나뉠 수 있을 텐데 본 작품은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을 수준이라 생각된다.
물론 성인인 내가 읽기에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그림의 수준도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알리기 위한 책이니 당연히 잔인하게 표현되어 있지는 않다.
그래도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다루면서 전쟁을 묘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고 죽이는 장면이 등장하기는 하니 너무 어린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다소 잔인하게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만화로 되어 있지만 320페이지 정도로 꽤 두께감이 있고 내용도 이순신의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다루면서 굵직한 사건들도 빼놓지 않고 있다.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동인과 서인의 갈등이 이순신에게 어떤 피해를 가져다주었는지도 언급되고 있고, 이순신을 시기한 다른 장수들과 고위직들이 보여주는 비겁한 행태도 잘 묘사되었다.
특히 선조의 어처구니없는 사리판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에게 충성을 다하고자 했던 이순신 장군의 행보가 잘 대비되어 잔잔한 감동을 준다.
물론 한산도 대첩 등 굵직한 전투에서 승리를 가져오는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도 부족함 없이 표현되어 만족스러웠다.
만화로 표현된 거북선의 웅장한 모습과 학익진의 전술적 아름다움, 용맹한 우리 선조들의 모습도 꽤 보기 좋았다.
다만 만화적인 표현이기는 하나, 아군의 미화 대비 적군의 열화가 너무 극명해서 마치 다른 종(種) 간의 싸움처럼 느껴지는 부분은 다소 아쉬웠다.
왜군을 꼭 이순신 장군 급으로 멋지게 그릴 필요는 없었겠으나, 적어도 같은 세계관 안의 사람인 것처럼은 그려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꽤 오래된 작품인데 영화 '노량'의 개봉 시기에 맞춰 재출간이 된 모양이다.
영화도 12세 관람가인 모양인데 영화를 볼 수 있을 나이대의 학생이라면 영화 관람 전후에 이 책을 접하면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이 더 피부에 와닿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오랜만에 역사 만화로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