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 기적의 첫 독서법
오현선 지음 / 체인지업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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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적인 시간을 분절해 인식하는 인간의 특성상 특정 나이가 되면 갑자기 느낌이 달라질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내년이 딱 그런 시기인데, 내 나이 앞자리가 4로 바뀌기도 하고 아이가 처음 학교에 가게 되는 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그저 천방지축인 아이를 보면 내년에 학교 가서도 잘 지낼 수 있을지 부모로서 걱정이 되기 마련이다.

특히 학업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문해력이 학업 성취와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모든 부모가 가진 바람일 것이다.

다행히 우리 딸은 책을 보는 행위 자체는 좋아하는 편이라 하루 독서 시간이 꽤 된다.

하지만 읽는 책의 종류가 학습만화 쪽으로 치중되어 있고 글이 많거나 글만으로 된 책은 아직 '어른 책'으로 인식되어 있어서 읽으려고 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그거라도 보는 게 어디냐고 할 부모들이 많겠지만 이미 형성된 습관이 있기 때문에 독서의 수준을 높여준다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보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고 싶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문해력이 학업에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위해 별도의 문제집을 푸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취미 생활의 일환으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물론 독서를 많이 하는 것과 문제를 잘 푸는 것은 다른 능력이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는 것이 곧 높은 국어 성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문제를 잘 푸는 연습을 한다고 해서 깊이 있는 독서가 되는 것은 아니기에 일단 독서 습관을 먼저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책상에 바르게 앉아 문제에 집중할 때에만 읽기 실력이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뒹굴뒹굴 누워서 놀 때처럼 즐겁게 책을 읽을 때 읽기 실력이 성장합니다.

(pg 30)

저자는 특히 특정한 독서법을 습득하기 위한 처방은 지양하고 있다.

책에 따라 독서법을 스스로 달리할 수 있는 능동적인 독자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보는 것이다.

성인들 역시 책을 읽을 때 모든 책을 속독하거나 모든 책을 정독하지 않는 것처럼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지도 아니가 책을 좋아하다 보면 자연히 배우게 된다.

읽기 지도를 위해 어른이 가끔 정독과 다독을 시도하거나 권유할 순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독자 스스로 상황에 맞게 읽는 방법을 적용할 줄 알아야만 합니다.

그러려면 자발적으로 읽어야 하고, 그래야 능동적으로 읽습니다.

섣불리 어떤 독서법을 강조하기보다 우선 스스로 읽을 수 있는 아이로 키워주세요.

(pg 34)

이 책을 읽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책놀이 방법을 상세히 알려준다는 점 때문이었다.

하루에 하나씩 해보더라도 두 달이 넘게 걸리는 66개가 수록되어 있고 난이도도 '등장인물 소개하기'처럼 단순한 것부터 '인권 선언문 쓰기'처럼 성인도 쉽지 않아 보이는 주제까지 다양하다.

물론 초등학생 수준에 맞는 문장을 떠올려보라는 뜻이지 그럴듯한 선언문을 쓰라는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책 후미에는 각 주제별로 저자가 추천하는 도서의 목록도 수록되어 있고 읽은 책에 간단히 별점을 줄 수 있는 독서 캘린더 양식도 있다.

도구는 충분히 주어졌으니 이제 남은 것은 이를 활용할 부모의 의지뿐이다.

나름 독서 블로거인지라 집에서도 최소 1-2시간 정도는 책을 읽으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아이도 자연스럽게 저녁 식사 후에는 책 읽는 시간을 갖고 있다.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에는 충분한 성공을 거둔 듯 하니 저자가 추천해준 책들과 양식들로 독서 수준을 좀 더 높여줄 궁리를 해야 할 것 같다.

후미에 양식과 추천도서 목록을 제외하면 원론적인 부분은 150페이지 정도로 읽는데 부담을 느낄 분량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에게 독서를 가르치고 싶은 부모라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건 읽고서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와 얼마나 실제로 할 수 있을지에 따라 이 책의 효과는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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