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아직 2030년은 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남은 시간 내에 케인스가 그렸던 핑크빛 미래가 도래할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이 책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이 예측이 현실과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다르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를 각 학자들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
학자에 따라 케인스에 우호적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지만 읽다 보니 대체로 논의의 중심은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케인스의 예측에서 가장 현실과 괴리가 큰 부분은 소득의 증가가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특이한 점은 유럽과 미국으로 나누어 볼 때, 유럽은 그래도 이전보다 노동 시간이 많이 단축된 반면, 미국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금 대한민국을 사는 소시민의 시각으로 봐도, 주변 사람들에게 "하루 4시간 일하고 150만 원 받을래, 8시간 일하고 300만 원 받을래?"라고 물으면 대부분 후자를 선택할 것 같다.
이는 아래의 원인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물론 150만 원으로도 굶어 죽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제대로 된' 삶을 살기에는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케인스는 경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항목들은 충분히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절대적'인 욕구가 아무리 충족되었다 하더라도 '상대적'인 욕구는 끝없이 추구할 수 있다.
케인스 역시 이 상대적인 욕구를 부정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가 간과한 사실은 '절대적'인 욕구 역시도 계속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현대인에게 스마트폰이나 대형 TV, 에어컨, 건조기, 승용차 등은 사실상 없다고 죽진 않지만 그래도 생필품이라 불릴만한 품목들이다.
역시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목록에 포함될 재화가 늘어날 것이고 이를 구매하기 위한 비용도 늘기 때문에 임금이 오른다 하더라도 노동 시간을 줄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