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치겠다고 했을 때 3일이면 전쟁이 끝날 것이라 했었다.
하지만 (다행히) 러시아의 군대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그다지 훌륭하지 않았고 나토를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 이 전쟁의 향방은 벌써 해가 두 번이나 바뀌게 생겼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타국의 섣부른 군사적 개입은 곧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에 모두들 관심은 있어도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 그리고 그 근원에는 러시아의 막강한 핵 무기가 있다.
작가는 이런 상황에 과감하게 'What if?'라는 질문을 던진다.
푸틴이 인류 전체를 핵 전쟁으로 위협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물론 그 방법이라는 것이 자객을 보내 푸틴을 저격하는 등의 식상한 방법으로 진행된다면 통쾌하긴 해도 소설로서의 재미는 그다지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될 경우 또 다른 푸틴이 등장할 가능성만 커지기에 해결책이랄 수도 없다.)
작가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무려 핵탄두 288개가 탑재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로드아일랜드'를 탈취한다는(!)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방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작품은 전쟁 초기에 아내와 딸이 러시아군에 강간 후 살해당한 슬픈 사연을 가진 '미하일'이라는 우크라이나 군인과 미국에서 우수한 군사 훈련을 받은 '케빈 한'이라는 한국계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러시아에 대한 복수심 하나로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던 미하일은 어느 전투 중 몸에 세 곳의 총알을 맞아 병원으로 이송된다.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케빈을 만나게 되고 그들이 모종의 계획으로 전쟁을 끝내기 위한 행동에 나서게 된다.
아무리 우수한 자원이라 하더라도 고작 일곱 명의 인원으로 거대 전략핵잠수함을 탈취한다는 것 자체가 다소 허황되게 느낄 수 있다.
물론 작품 후반부에 가면 어떻게 그 일이 가능했는지도 밝혀지게 되지만 읽으면서 '왜 이렇게 쉽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긴 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보여주는 행보나 전쟁의 현황은 매우 사실적인데 반해 그 해결책이 다소 과하게 느껴져서 아쉽기는 했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그 정도의 행동이 아니면 쉽게 결말이 날 전쟁이 아니기도 하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저자의 해결책이 단순히 '푸틴'이라는 인물의 제거만이 아니라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방법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대리만족이 되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