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과학과 기술 발전에 호의적인 시각으로 쓰였기 때문에 죽음을 초월하는 것에 얽힌 도덕적 논의가 진지하게 다뤄지지는 않았다.
좀 더 거칠게 표현하면 아직도 이 주제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은 그저 '덜 깨인' 사람일 뿐이라는 접근법인지라 읽은 이에 따라서는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기술 발전의 혜택을 보편적으로 누릴 수만 있다면 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다만 인류의 역사상 불평등은 계속 존재해왔고, 이미 소득과 기대수명이 상당히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에서 이 분야의 과실이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체감될 수 있으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예상해 볼 뿐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사람들의 관념 변화 속도보다 월등히 빠르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여러 사회문제들에 대처할 시간적 여유가 있을지도 생각해 볼 문제일 것이다.
솔직히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사람이 영생을 누릴 시대가 과연 내 생전에 올까 싶은 의심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생전에 그런 기술을 만나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보다 기술적으로 가능해진다 하더라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내가 그 기술의 수혜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 더 두려울 것 같다.
참고문헌 목록을 제외하면 약 350페이지 정도로 얇지 않은 두께이지만 저자들의 의견이나 주장보다는 이곳저곳에서 발췌한 사례나 인용문이 많아 생각보다 금방 읽히는 느낌이다.
기대한 것에 비하면 정보의 양이 많은 것 같지는 않아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달리 말하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