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천안문 이야기라도 하려는 건가 싶은 제목을 가졌지만 핑크빛 가득한 표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미국 10대 청소년들의 성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미국이라는 나라도 참 재미난 것이 한쪽에서는 카디 비 같은 가수들이 자신의 성기를 자랑하는 노래로 큰 인기를 누리는데 다른 쪽에서는 10대들의 성 관련 이야기를 '쉬쉬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공존한다는 것이다.(하기야 카디 비 본인도 자식에게는 자기 노래를 들려주지 않는다고는 하더라만은)
그런 모순 넘치는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통통 튀는 10대 여성의 시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 되겠다.
주인공은 피비라는 여학생으로 학내 언론사에서 활동하며 그리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아이라는 설정이다.
하지만 마치 슈퍼히어로처럼 제2의 아이덴티티가 있는데, 바로 성 관련 지식들을 전달하는 한 블로그의 운영자라는 것이다.
사는 곳이 보수적인 동네인지라 익명을 고수하고 있었지만 실수로 인해 글 쓴 위치가 노출되어 피비가 사는 동네에 그 블로그 운영자가 산다는 것이 알려졌고, 이를 시장 후보자이자 극렬 보수주의자인 리디아 브룩허스트라는 여성이 알게 되면서 둘의 갈등이 시작된다.
리디아는 시장 후보이면서 동네의 유력 인사로서 불순한 사상을 전파하는 블로거에게 신상을 드러내라며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한다.
일개 학생 신분일 뿐인 피비가 이에 맞서 10대들에게도 충분한 정보가 주어져야 하며, 자신은 의료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있을 뿐이라는 명분으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것이 주요 스토리라인이다.
여기에 피비가 좋아하는, 또 피비를 좋아하게 되는 동료 남자아이들과의 파릇파릇한(?) 사랑 이야기가 더해져 그리 무겁지 않으면서도 생각할 거리들을 제법 많이 던져준다.
일단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에게 올바르고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는데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룬 이야기여서 흥미로웠다.
어차피 인터넷을 통해 모든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즘, 오히려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판타지인지를 명확히 알려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본다.
비단 성 관련 지식뿐 아니라 정치, 노동, 젠더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한 균형 있는 정보를 충분히 주는 것이 출처가 불분명한 가짜 뉴스들을 접하면서 편협한 시각을 갖게 되는 것보다 사회에는 훨씬 더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