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공교육은 사람들이 욕하는 것과는 달리 꽤나 많은 지식을 맛보게 해준다.
공교육을 충실하게 따라온 사람이라면 '칸트'라는 이름을 들으면 '정언명령'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자동적으로 떠오르게 마련일 것이다.
하지만 공교육이라는 건 소개의 의미이고 관심 있으면 더 알아보라는 뜻이니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그게 무슨 의미였는지도 잊게 마련이고 스스로 거기에서 더 찾아보지 않았다면 더 이상의 내용도 알 수 없게 마련이다.
그래서 도전하게 된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해설서라고 보면 되겠다.
고백을 하자면 책을 소개할 때 서두가 길면 보통 내가 이해한 내용에 자신이 없다는 뜻인데 이 책 역시 그렇다.
서양철학 교양서를 처음 보는 것도 아니고 평소 독서량도 적은 편은 아니라 생각하는데 이 책은 '해설서'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한 바를 쥐어 짜내어 소개하고자 하나, 몹시 거칠고 편협한 글이 될 것이므로 칸트나 순수이성비판에 대한 조사를 위해 본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빨리 다른 글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철학자와 철학서를 소개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이 '역사적 맥락'이다.
특히 오래된 텍스트를 읽을 때에 이 부분이 훨씬 더 중요한데, 왜 이 철학자는 이런 책을 썼는지를 알아야 현대 시점에서 내용을 이해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칸트가 책을 집필할 당시의 철학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시작된다.
예나 지금이나 철학의 출발점은 언제나 '근원'에 대한 질문이었다.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인류는 어떻게 탄생했는지, 인간은 어떻게 이성이라는 능력을 갖게 되었는지 등등 누구도 답하기 어렵지만 누구나 한 번은 해보게 되는 질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