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권으로 구성된 '사일로 연대기'라는 시리즈 소설의 첫 번째 작품이다.
직관적으로는 무슨 뜻인가 싶은 단어인데, 친숙한 의류 소재를 뜻하는 그 울이라고 보면 된다.
다 읽은 지금 생각해 보면 울이라는 소재가 작품 내용 전반을 상징한다고 보기에는 다소 약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울이라는 제목으로 쓰인 SF 소설은 대체 어떤 내용일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효과는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스포를 당하면 재미가 매우 반감될 것 같은 작품인지라 최대한 주의하며 작성하려 했으나, 작품의 배경이나 감상을 소개하려면 부득이 내용 이야기를 곁들이게 될 것 같으므로 작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 정보 없이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일단 이 작품은 세계관이 아주 매력적이었다는 언급부터 해야 할 것 같다.
지표면의 환경이 생명체가 살기 어려울 정도로 파괴되어 '사일로'라고 하는 총 144층에 이르는 긴 원통형 모양의 지하 시설에서만 살아가야 하는, 그것도 잠시 대피하는 개념이 아니라 그곳에서 대를 이어가며 수백 년 이상을 살아와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해당 지하 시설을 벗어나지 않아도 인류가 절멸하지 않도록 심층부에는 자원 채취 및 전기 생산을 위한 기계 설비들이, 중간에는 농업 및 인류 재생산(출산 시설 및 보육원) 관련 시설들이, 상층부로 가면 통신과 보안을 담당하는 IT 부서와 시청, 보안관 등 행정 인력들이 자리하고 있다.
상층부에서는 외부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밖을 관람(?)할 수 있는데, 이 카메라가 오염 물질로 더러워지면 죽어 마땅한 범죄자들을 밖으로 내보내 이를 닦게 하는 이른바 '청소형'을 실시하고, 청소가 끝나면 외부에서 숨져 그 시신이 풍화되어 사라질 때까지 사람들의 시야에 남아 남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소재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