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굉장히 재미나게 읽은 스릴러 소설이다.
작품의 주인공은 애비 멀린이라는 인질 협상가인데 특이하게도 어릴 적 사이비 종교가 벌인 학살극의 세 명뿐인 생존자 중 한 명이라는 설정이다.
다른 생존자 중 한 사람인 이든의 아들이 누군가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애비 멀린과 경찰들이 납치된 아이와 범인의 행방을 뒤쫓는 내용이다.
작품은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시각들이 교차하며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역시나 '사이비 종교'다.
이든이 어릴 적 몸담았던 사이비 종교 단체를 잊지 못해 다시 찾았던 공동체 역시 사이비 종교 집단이었고,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뒤늦게 그 집단을 탈출했다.
아들의 납치 역시 그 일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공동체 이탈에 대한 복수라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그 석연치 않은 부분에는 'SNS'라고 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숨어있었다.
납치된 아들의 누나가 유명한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였던 것이다.
사이비 종교와 SNS라는, 마약이나 도박처럼 사람의 뇌 작동 방식을 변화시키는 두 가지의 중독성 짙은 키워드가 아이의 납치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밝혀가는 것이 이 작품의 재미라고 할 수 있겠다.
작품 초반부터 경찰들은 수사망을 좁혀가려 애를 쓰지만 사이비 종교 신도들의 무조건적인 복종과 지도자의 강력한 통제 때문에 중반까지도 좀처럼 직접적인 단서를 찾지 못한다.
하지만 SNS가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지자 사건의 윤곽이 급속도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사이비 집단과 SNS가 사람들의 '진실을 보는 눈'을 어떻게 마비시키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