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소설
앙투안 로랭 지음, 김정은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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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소설이 들어가는 스릴러 소설이다.

출판사에서 잘 팔릴 책들을 선별하는 원고 검토부 총괄이자 성공한 여성의 전형으로 그려지는 비올렌은 오랜만에 시급히 출판해도 좋을만한 작품을 찾아낸다.

'설탕 꽃들'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특이하게도 작가와 연락이 잘 닿지 않는다.

책이 나온 후 6개월쯤 흘렀을 무렵 이 작품을 읽은 한 형사가 1년 전 자신이 담당하던 미해결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이 작품과 동일한 방법으로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해 비올렌에게 찾아온다.

그러던 중 이 작품이 평단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 유명 문학상의 후보로 거론되자 비올렌과 형사는 각기 자신의 이유 때문에 작가의 행방을 뒤쫓게 된다.

일단 플롯은 상당히 흥미롭다.

책의 중반쯤 대충 사건의 전말을 예상할 수 있지만 나름의 반전이라면 반전도 숨어 있었다.

작품의 길이가 230페이지 정도로 그리 길지 않고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데다 쓸데없는 서술도 거의 없어서 지루할 틈 없이 내용이 전개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책이 끝난 후 약간은 '응? 이렇게 끝이라고?' 정도의 반응이기는 했다.

에필로그가 없는 느낌이랄까..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자마자 책이 딱 끝나는 느낌이었다.

작가의 의도가 뭔지는 대충 알겠는데 개인적으로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요즘 트렌드답게 주요 인물들이 여성이고 퀴어 성향의 인물들도 등장한다.

이제는 이런 PC 요소가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긴 하나 그래도 전체 서사에 영향을 주어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문학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작품이어서 유명 작가들의 실명이 꽤 등장한다.

스티븐 킹은 아예 등장인물 중 하나로 비올렌과 연락을 주고받는 장면이 나온다.

세계 문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그 밖에도 반가운 이름이 많이 보일 것이다.

처음 접하는 작가기도 해서 기대가 컸는데 기대만큼 재미는 있었던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글의 전개는 자연스럽게 느껴졌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도 작가의 이름이 보이면 또 접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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