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동물은 늘 호기심의 대상이다.
양친이 모두 동물 털에 알레르기가 있어 우리 아이는 딱히 뭘 키울 엄두를 낼 수가 없다는 것이 가끔은 미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털이 없는 파충류나 양서류, 곤충, 어류는 가능할지도 모르겠으나 그런 동물들은 또 집사람이 기겁을 하는지라 딱히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동물도 엄연한 하나의 생명인 이상 귀여운 봉제인형처럼 생각 없이 키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아이에게 못 기르는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곤 한다.
아무리 설명을 잘 해도 아이가 가진 욕구가 줄어들기는 어려운데 이번에 반려동물에 관한 좋은 책이 나와서 아이와 같이 읽어보게 되었다.
책 전면에 TV동물농장에서 자주 보던 수의사 선생님이 인사를 한다. (물론 저자는 다른 사람이다.)
특이하게도 반려동물들의 귀엽고 건강한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동물 병원을 찾은 동물들이 어떤 병으로 오게 되었는지를 소개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이 부분이 다른 동물 책과 달라서 좋았는데, 아이들이 동물 또한 아플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반려동물과 함께 한다는 것은 귀여울 때만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늙고 병들어 죽기 전까지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각오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책 내용은 하루라는 흰색 강아지가 병원을 찾은 동물들을 소개하는 형식의 만화로 되어 있어서 한글을 뗀 아이들이라면 혼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당연히 등장하는 동물들의 기본적인 정보도 실사진과 함께 잘 담겨 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동물들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원형 탈모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년부터 발병한 원형 탈모가 아직도 완치가 되지 않아 고생인데 동물도 다를 바 없다니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물론 주인이 애지중지 키우는 동물들이기는 하겠으나) 본성과 맞지 않게 도시의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처지가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