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권수경 옮김, 쿠리하라 타케시 외 감수 / 성안당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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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너무 좋아하는 탓에 '간과 술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간 전문의가 풀어준다'라는 책 소개에 읽을 수밖에 없었던 책이다.

책 배송이 온 날 집사람이 책 표지를 보더니 혀를 쯧쯧 찬다.

집사람은 술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어서 평소 내 음주 습관을 탐탁지 않아 하는데, 나도 일리 있다고 생각해서 집사람 말을 잘 들으려고 하는 편이지만 습관을 바꾼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술을 무조건 끊거나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책에서 제시된 하루에 소화 가능한 알코올의 양은 맥주 기준으로 500ml 두 잔 정도이다.

물론 술꾼 치고 500ml 두 잔으로 만족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텐데, 이 책에서는 일주일 단위로 그 양을 관리해 보라고 말한다.

즉, 오늘 맥주를 한 4천 정도 마셨다면 그 주는 음주를 피하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알코올 적정 섭취량은 '1일 20g(순 알코올 양)'이다.

허용량은 하루 40g까지이고 일주일 동안 140~280g을 섭취할 수 있도록 컨트롤하면 된다. 이정도 양이면 스스로 판단하여 조정할 수 있으니

간 쉬는 날을 만들어 술을 참을 때 생기는 스트레스도 없을 것이다.

(pg 16)

이는 내 음주 습관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라 일단(?) 안심이 되었다.

체중이 급격히 늘어서 음주 횟수를 주 1-2회 정도로 제한하고 있고 되도록이면 한 번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알코올에 대해서는 조금 관대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당질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한 편이다.

지방간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알코올도 조심해야 하지만 당질을 정말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맛이 나는 술의 경우 알코올도 있고 당질도 높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한다.

'당대사'라고 불리는 지방과 당질의 변환 작업은 간이 담당하고 있다.

알코올 분해로 바쁠 때 당대사 업무까지 더해지면 간은 큰 부담을 느끼게 된다.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술을 마실 때 당질이 많은 안주를 섭취하는 건 피해야 한다.

(pg 90)

당질이 많은 음식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단맛이 강한 음식들과 밥, 빵, 면 등의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들이 포함된다.

안주로 이와 같은 음식들을 먹으면 간에 더 큰 무리가 가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현대인들의 경우 술을 제외하더라도 당질을 권장 섭취량보다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술 문제뿐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당질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술을 마실 때 함께 먹는 음식으로 '고단백 저당질'을 꼭 기억하라고 말한다.

단백질은 고기나 생선, 달걀, 콩 등에 포함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알코올 분해를 도와주는 비타민 B군까지 포함한 식재료를 추천한다.

구체적으로는 돼지고기, 장어, 가자미, 연어, 방어 등이 있다.

채소 중에서는 당근에 비타민 B군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 중략 -

또한 어패류에 함유된 타우린과 아연에는 간 기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굴이나 백합 조개를 먹는 것도 추천한다.

(pg 76)

물론 알코올에 다소 관대한 시각을 가진 책이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을 크게 벗어나진 않고 있다.

2차, 3차가 이어지도록 늦게까지 마시는 것,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시는 것, 술 종류를 이것저것 섞어서 한 번에 마시는 것 등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이 책에서도 동일하게 지적하고 있다.

소량으로 적절하게 즐길 때 건강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은 자명하기 때문에 이 책이 음주의 면죄부를 제공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술로 건강을 해친 결과는 오로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책에 '그림으로 읽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을 정도로 도표와 그림이 많은 편이고 전체 페이지도 130페이지가 채 안 되기 때문에 금방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간과 음주 습관에 대해 상당히 많은 정보를 주는 편이기 때문에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음주 횟수가 그리 많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한번 먹을 때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많은 양을 마시는 경향이 있어서 횟수는 유지하되 한 번에 마시는 양을 좀 줄이려는 노력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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