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학창 시절 나를 가장 많이 괴롭힌 과목이었다.
그래서인지 고등학교가 끝나자마자 수학에 대한 관심이 아예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과학이 자연을 기술하는 언어라는 생각을 갖게 된 요즘, 그 과학 이론들이 모두 수학으로 기술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수학 역시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늘어났다.
그러던 와중에 쉬워 보이는(?) 수학 관련 교양서가 나와서 읽어보게 되었다.
나도 그렇지만 '수학'이라고 하면 일단 긴장부터 하고 보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평생을 수포자로 살아온 나에게도 그리 어렵지 않은 책이었다.
물론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에서 나오는 최소공약수나 최소공배수 정도의 개념은 알 것이라 생각하고 서술되는 부분이 없진 않지만 다행한 건 그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만 알고 있으면 내용을 따라가는데 문제가 없다. (즉, 어떤 수의 최소공약수나 최소공배수를 직접 구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이 책을 읽을 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저자는 일반 대중들이 수학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가지고 있을 의문인 '대체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서 시작하고 있다.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요약하면 '수학적 사고방식'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사실 우리가 살면서 그래프나 입체도형의 면적과 부피를 구해야 할 일은 거의 없겠으나 자신의 생각이나 요점을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할 일은 굉장히 많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일에 수학적 사고방식이 굉장히 유용하다는 것이다.
특히 몇 년 전부터 구글의 입사 시험에 등장해 유명해진 '페르미 추정' 같은 사고 연습은 막연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초적 논리 전개 방식으로 실제 사회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