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자신이 이민자와 여성으로서 겪어온 수많은 차별 사례를 열거하며 이러한 것들이 아직 우리의 정신을 지배한다면 정신 질환의 사회적 감소는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 말한다.
우리나라야 인종으로 인한 정신 질환 발병 비율을 측정하긴 어렵겠지만, 사회적 계층이나 성별, 사는 지역, 주거 형태에 따른 비율을 연구해 보면 유의미한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사회적으로 부유하거나 유명한 연예인들도 우울증을 겪지만 비율로 보면 미취업 청년들이나 은퇴한 노인 빈곤층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의사가 저술한 책이어서 보다 학술적인 내용이 담겨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의학적인 내용은 사례 위주로만 등장하고 생각보다 PC(정치적 올바름)적인 내용이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그리 어렵지 않게 읽었고 나 역시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는 바이다.
특이한 점이라면 저자의 영국 사회에 대한 분노가 상당한 수준으로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다.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국가의 재정이 흔들릴 정도로 사회 혼란이 심화되고 있기에 저자의 업무 분야인 사회 복지나 보건 제도 같은 것들이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그런 모양이다.
때문에 단순한 심리학이나 정신 질환 관련 책이라 생각하고 읽은 사람이라면 약간 당황스러운 감정을 느낄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저자의 메시지 자체는 충분한 의미가 있고,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좋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