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살아가는 과정은 이별의 연속이기도 하다.
사람과의 이별은 미리 준비하기 어렵지만 물건과의 이별은 미리 준비할 수 있다.
떠난 뒤 남은 이들이 힘들어하지 않도록 평소에 물건과의 이별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친할머니가 작품 속 시어머니처럼 맥시멀리스트셨고, 외할머니는 미니멀리스트셔서 작품 속 모토코에 엄마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아직 두 분 다 살아 계시긴 하나, 요양병원 신세를 지고 계셔서 미리 짐 정리를 할 수 있는 상황이긴 하다.
그러니 조만간 엄마에게도 이 작품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그때 엄마는 어떻게 느끼게 될지 궁금해진다.
300쪽이 살짝 넘는 분량인데 책이 작고 폰트가 큰데다 문장의 가독성이 좋아서 읽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어떤 반전이 있거나 큰 사건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일상적인 일들과 대화 속에 잔잔한 감동이 숨어있는 작품이었다.
역시나 아직 중년도 아니고 여성이었던 적도 없는데 희한하게도 공감이 잘 되었다.
그러니 중년 여성이라면 더욱 공감이 잘 될 것이다.
나도 읽고 나서 꼭 엄마에게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