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 간의 불평등 외에 경제 부분에서도 개미들을 죽이는 공매도와 각종 파생상품들, 차등 의결권 논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한국에 만연한 불평등을 구체적인 숫자로 보여준다.
물론 소득의 불평등과 관련된 키워드 외에도 젠더와 인종, 난민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가 보여주는 불평등의 거의 모든 형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지방소멸과 관련된 부분은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가볍게 읽어 넘기기 어려운 문제였다.
320페이지 정도로 두껍지 않은 분량에 27개의 키워드가 등장하니 모든 키워드를 심도 있게 다루지는 못하지만 각각의 키워드별 현황이 비교적 자세하게 제시되어 있고 생각해 봄직한 문제들도 꽤 많이 던져주고 있어서 읽는 재미는 충분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한국에서 불평등을 외치는 사람의 정치적 성향은 다소 편향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원래 이쪽 성향이기 때문에 전혀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었지만 저쪽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불평등은 불평등의 사다리 위에 있는 자도 시달리게 만든다.
언제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 위치에 서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