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가 가장 많이 읽은 작가, 블로그에 가장 많이 쓴 태그가 '히가시노 게이고'다.
재미있기도 하고 책이 쉬워서 만만하게 읽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좋아하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그런 히가시노 게이고가 자신이 작가가 된 계기를 만들어준 작품으로 이 책을 꼽았다고 하니 궁금증이 일었다.
기본적으로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맥락을 가지고 있다.
별 연관성 없어 보이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고 이를 추적하는 탐정(이 작품에서는 경찰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이 주변 인물들과 단서를 조합해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내용이다.
특이한 점이라면 풀어내야 할 주요 미스터리가 '범인이 누구인지'가 아닌 '사건들의 연관성이 무엇이냐'를 알아내는 것이라는 점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사건은 크게 세 가지이다.
한 여고생이 임신 중절 수술을 받던 중 사망한 사건, 한 남학생이 도시락을 먹다 비소 중독으로 실려간 사건, 그리고 가정을 가진 한 남자가 실종되는(결국 사망한) 사건.
얼핏 보기에도 큰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사건들의 조합이지만 이 사건들의 주변에 한 인물이 있다.
이 인물이 범인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왜 그랬는지, 어떻게 그랬는지, 그리고 도대체 이 세 사건이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본 작품의 주요 구조라 할 수 있겠다.
총 36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인데 작품의 중반부까지도 사건을 해결해야 할 경찰이 이 사건들의 연관성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세 사건의 관계를 잘 꼬아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