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를 좋아한다면서 테드 창의 저작을 하나도 읽지 않았다는 것이 부끄러워 도서관에서 저자의 이름을 보자마자 읽게 된 책이다.
(한 영화 때문에 작가의 이름을 들으면 배우 오정세가 떠오르는 걸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유쾌하진 않지만)
현존하는 최고의 SF 작가로 추앙받는데 어떤 매력이 있길래 그렇게 불리는지 궁금했다.
(e북으로 읽었는데 해당 콘텐츠에 페이지가 적혀 있지 않아서 발췌문에 페이지를 표기하지 못했다.)
총 9개의 단편이 실려 있는 단편집으로 작가의 명성에 걸맞게 상당한 몰입감을 자랑하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작가가 왜 그만한 명성을 누리게 되었는지도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9개의 이야기 모두가 각각 다른 주제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작품마다 느낌도 매우 달랐다.
그 중에서도 하드 SF를 추구하는 작가의 매력이 가장 크게 느껴졌던 것은 마지막에 수록된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이라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는 양자 역학을 활용해 원자 하나를 특정 방향으로 튕겨내면 그 순간부터 우주가 분할되어 다중우주가 형성되고 그 다중우주의 자신과 일정기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설정이 등장한다.
마치 오래 전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TV인생극장(개그맨 이휘재의 "그래, 결심했어!"라는 대사로 유명했던)처럼 그 전까지 모든 것이 동일했는데 세상이 분기되고 나면 이후의 선택에 따라 삶의 궤적이 완전히 달라져버리는 다중우주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