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신체 분비물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과 반응은 정말 대단하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이 주제에 관심이 없는 아이를 난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특정 시기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관심이지만 미취학 아동이라면 도저히 거부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책이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라는 옛 CF가 생각나는 제목.
제목답게 똥 이야기이긴 한데 특이하게도 똥들이 다 인격화되어 등장하고 있다.
신체에서 똥이 생성되는 과정은 물론이고 어떻게 배출되는지, 배출된 후 어떻게 되는지를 인격화된 수많은 똥들이 등장해 알려주는 책이다.
아이에게 읽어주다 느낀 건데 저자가 우리 세대인 모양이다.
책에 등장하는 유머 코드나 드립들이 약간 우리 세대 느낌이 난다.
그래서인지 보통 유아용 책은 읽어줄 때 어른인 나는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나도 피식 웃으면서 읽어줄 수 있었다.
아래 그림에서 보이듯이 이제 똥이 될 음식이 '나쁘지 않은 삶이었다'라며 자조적인 미소를 띠는 장면도 그렇고, 책 뒷 표지에 각종 똥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허세샷 같은 모습을 그려놓은 것도 깨알 같은 웃음을 자아냈다.
그 밖에도 다 찍어 올릴 수 없을 만큼 유머러스한 부분들이 꽤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