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똥을 알아? 웅진 우리그림책 94
이혜인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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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신체 분비물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과 반응은 정말 대단하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이 주제에 관심이 없는 아이를 난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특정 시기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관심이지만 미취학 아동이라면 도저히 거부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책이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라는 옛 CF가 생각나는 제목.

제목답게 똥 이야기이긴 한데 특이하게도 똥들이 다 인격화되어 등장하고 있다.

신체에서 똥이 생성되는 과정은 물론이고 어떻게 배출되는지, 배출된 후 어떻게 되는지를 인격화된 수많은 똥들이 등장해 알려주는 책이다.

아이에게 읽어주다 느낀 건데 저자가 우리 세대인 모양이다.

책에 등장하는 유머 코드나 드립들이 약간 우리 세대 느낌이 난다.

그래서인지 보통 유아용 책은 읽어줄 때 어른인 나는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나도 피식 웃으면서 읽어줄 수 있었다.

아래 그림에서 보이듯이 이제 똥이 될 음식이 '나쁘지 않은 삶이었다'라며 자조적인 미소를 띠는 장면도 그렇고, 책 뒷 표지에 각종 똥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허세샷 같은 모습을 그려놓은 것도 깨알 같은 웃음을 자아냈다.

그 밖에도 다 찍어 올릴 수 없을 만큼 유머러스한 부분들이 꽤 많다.



(pg 3)



책 뒷표지 중 일부

역시나 아이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보통 새 책을 쥐여주면 누군가가 같이 읽어주기 전에는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는데 이 책은 받자마자 본인이 열심히 넘겨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본문은 글자가 그리 많지 않은데 등장하는 똥들이 하는 드립들이 꽤 많아서 소리 내어 읽기에 시간은 제법 걸리는 편이었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드립들이 꽤나 웃기기 때문에 읽어주는 부모는 물론이고 듣는 아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인간의 배설물이라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소재를 다루지만 귀여운 그림체와 재미난 글로 아이들에게 건강한 배설의 중요성을 흥미롭게 일깨워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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