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로봇이긴 하나 먹고 자야 하며 초인 같은 힘도, 엄청난 속도의 연산 능력도 없이 아버지의 회사 캠퍼스 안에서만 살았다.
그러다 잠시 캠퍼스를 벗어나게 된 그는 경비대의 단속에 걸려 수용소에 격리된다.
그곳에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로봇인 줄 몰랐던 애완용 휴머노이드 민이와 클론으로 태어난 선이를 만나게 되고 이들과 함께 겪게 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꽤나 철학적인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다.
애초에 주인공의 이름도 '철학'의 '철'자를 따 지어졌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작품이라면 단골로 등장하는 테세우스의 배(이 단어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딜레마도 다루어진다.
기계의 발달로 신체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해가는 세상에서 인간과 휴머노이드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게다가 실험실에서 복제된 클론은 당연히 인간일진대 명백히 필요에 의해 특정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한들 그들을 다른 평범한(?) 인간의 도구처럼 사용하고 처분하는 것은 정당한가.
철이가 만난 선이는 마치 도인과도 같은 세계관을 지녔다.
원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물질 세상에서 '의식'을 가진 개체가 탄생한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기에 너무도 소중하고 때문에 각 개체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그 이야기가 끝나면 비로소 우주의 구성 요소로 돌아가게 되고 억겁의 세월이 흘러 다시 의식을 가진 개체가 될지도 모를 일이라고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