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고 있기도 하고 나름 쓰레기 분리수거도 꼼꼼하게 하는 편이라 자부하지만 그래도 분리수거일이 되면 생각보다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 (맥주 쓰레기만 줄여도...)
기후 변화가 이제는 피부로 와닿는 수준으로까지 심각해지니 제로 웨이스트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는 것 같다.
목적에 부합하게 책 자체도 재생용지와 식물성 잉크로 만들어져 있고 종이에 코팅도 되어 있지 않다.
본격적인 책 소개에 앞서 사족을 하나 달자면, 이런 책 제작 방식을 다른 출판사들도 적극 도입하면 좋겠다.
왜 그렇게 무겁기만 한 하드커버를 자꾸 내는지 모르겠는데 막상 들고 읽거나 가방에 넣어 다니기에는 불편할 뿐인 데다 제작하는데 비용도 많이 든다.
이 책처럼 깔끔하게 재생용지로 된 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그것이 이 책의 저자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고 말이다.
간결한 제목답게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무려 101가지나 소개하고 있다.
대체로는 이 101가지 중 단 한 가지도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보다 쓰레기를 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하니 읽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추가해 나가면 된다.
가짓수가 많기 때문에 당장에 다 따라 하는 것은 당연히 무리다.
심지어는 먹고 남은 음식을 포장할 때 쓰는 랩도 직접 밀랍으로 만들어 쓴다는데 사실상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집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랩으로 싸는 대신 유리 용기에 넣어 보관하면 랩 사용량을 확실히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집도 랩 한 롤을 다 사용하는데 5년이 넘게 걸릴 정도로 거의 쓰지 않는다.)
당연히 책의 목차대로 따라 할 필요도 없다.
내 생각이지만, 이 책의 2, 3 챕터인 '주방'과 '욕실'은 일반적으로 따라 하기에 난이도가 좀 높다.
당장 당근 잎과 브로콜리 줄기를 갈아먹고 직접 만든 세제로 씻고 직접 만든 로션을 바르면서 출근 준비를 하기엔 너무 바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쇼핑할 때'와 '집 밖에서'는 작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따라 할 수 있는 것들로 가득하다.
저자 역시 '개인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욕심내지 말고 하나씩 변화시켜 볼 것을 권하고 있다.
100가지가 넘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핵심은 단 하나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면 '소비'를 줄이는 것이 먼저다.
'아나바다'는 다음 순위다.
집에 무언가를 들일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고민 끝에 꼭 사야겠다면 환경에 최대한 영향을 적게 주는 방법으로 생산된 것을 고르고 사용이 종료되면 '아나바다'를 하든 적정한 장소에 배출하든 환경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처분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