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꽃
이곤 지음 / 종이로만든책 / 202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쁜 이름에 예쁜 표지를 가진 만화 작품이다.

요즘 보기 드문 주제인 일제강점기를 다룬 작품이라고 해서 꼭 읽어보고 싶었다.

배경이 일제 치하이기는 하지만 등장인물과 사건은 모두 픽션이다.

따라서 실제 역사와의 비교나 고증 등을 따질 필요 없이 그저 스토리를 따라가면 된다.

주인공은 김애정이라는 젊은 여성으로 본 것을 정확히 기억해 그려내는 능력을 가졌다.

자신의 능력이 독립운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 김애정은 독립운동가들을 만나러 경성으로 가는데, 가는 열차에서 우연히 조선 총독의 아들을 만난다.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독립운동가들은 그녀의 세세한 그림을 토대로 조선 총독을 제거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조선 총독 아들과의 인연이 닿은 애정은 계획에 추진력을 더해준다.

이하의 스토리는 스포가 될 수 있어 생략하지만, 엄청난 반전이 있다거나 너무 만화처럼 허황된 이야기를 담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대략적인 줄거리를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라면 감동을 느끼는 포인트가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만화 작품이니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흑백으로 된 만화라 그런지 묘하게 수묵화 느낌이 난다.

등장인물들의 외형은 상당히 요즘 만화 같은데 전체적인 느낌은 요즘 만화보다는 어릴 적 읽던 옛날 작품 느낌인데 이 느낌이 일제강점기라는 배경을 그려내기엔 더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이 작품 속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묻는다면 주저 없이 아래의 페이지를 꼽을 것 같다.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이 결국 이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언급하면 그렇게 스포가 될 내용은 아니다.)

(pg 163)

210페이지 정도의 한 권짜리 만화책인지라 서사가 길지는 않지만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있어서 읽고 난 뒤 찜찜함이 남거나 아쉬운 느낌은 없었다.

등장인물도 많지는 않지만 각각 특색들이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이 작품 속 인물들이야 물론 픽션이기는 하겠으나 실제 독립운동 당시에 여성과 학생의 역할도 상당했으리라 생각한다.

역사 기록의 한계로 지금 우리에게 기억되지 못한 수많은 영혼들께 새삼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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