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쟁이 사과만 신나는 파티 제제의 그림책
휴 루이스-존스 지음, 벤 샌더스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잔소리 할머니와 함께 등장했던 심술쟁이 사과가 이번에는 파티 이야기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 작품에서도 기존의 유아용 동화답지 않게 획일화된 모습을 단호하게 거부하던 심술쟁이 사과가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었다.



사실 지난 작품 같은 경우에는 어른들 눈으로는 살짝 당혹스럽기까지 한 내용이었다.

어른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라 생각하는 (나 같은)동양의 선비가 보기에는 더욱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부모가 읽어주고 싶은 책 말고 아이가 읽고 싶어 하는 책은 뭔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때 처음 느꼈다.

그랬기에 이번 책도 분명히 좋아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역시나 퇴근 후 책을 보여주자마자 그때까지 하고 있던 게임까지 뒷전으로 한 채 책부터 읽어본다.



이번 책은 잔소리 할머니의 생일잔치에 초대받은 심술쟁이 사과의 이야기다.

역시 심술쟁이 사과는 파티를 엉망으로 만들기 위해 다른 친구들을 골탕 먹이는 등 장난에 몰두한다.

아이는 그런 장면이 나올 때마다 깔깔거리며 웃기 바쁘다.

아이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눈은 가렸지만 노출된 잇몸의 면적으로 얼마나 즐거워하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다행히(?) 지난 작품보다는 덜 당황스럽게 끝났다.

그래도 할머니에게 말이라도 공손히 하라는 메시지로 끝나고 있기 때문이다.

(원문이 영어였을 테니 말 끝에 'please'를 붙여라 정도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 않으면 책을 들고만 있어도 좋겠다 싶고, 아이가 책을 좀 본다 싶으면 조금 더 수준 있는 책을 봤으면 좋겠고, 아이가 책을 좋아한다 싶으면 내용도 좋은 책을 봤으면 싶은 것이 부모의 욕심일 것이다.

모든 아이가 책을 좋아할 수는 없듯이 모든 책이 재미와 교훈, 감동 등 많은 조건을 충족할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면, 그래서 아이가 '읽고 싶어' 하는 책을 고민하는 부모라면 이 책이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하고 싶다.

책 읽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고 그러려면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자주 접하게 해줘야 한다.

이 책은 단언컨대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 될 것이다.

이전 작품 서평: https://blog.naver.com/qhrgkrtnsgud/2227009919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