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재미'다.
글을 읽으면서 흐름을 따라가는 재미.
그런 면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작품을 만났다.
이미 많이 알려진 작가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
그리고 예상컨대 앞으로 꽤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소설은 정신적으로 약간의 문제가 있었지만 그런대로 사회화가 되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한 남자의 시각으로 진행된다.
어느 날 중학교 동창이었지만 안면은 없었던 한 여성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녀가 과거에 아주 유명한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딘가 뒤틀린 구석이 있는 그녀에게 빠져들면서 그는 과거의 그 미궁 같았던 사건을 추적하게 된다.
책의 분류가 추리소설인 만큼 밀실 살인 사건의 진범을 알아가는 것이 책의 핵심이겠지만 사실 진범은 책의 중반쯤이 지날때쯤 대충 예상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인물이 진범이라는 것을 믿고 싶어 하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에이..아니겠지..설마..'하는 마음으로 사건의 전말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무슨 내용이 나올지 궁금해서 책을 쉽게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사실 사건의 전말이나 흐름이 예상 불가능한 것도 아닌데 이 재미는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책을 덮고 가장 먼저 든 느낌은 '음울함'이었다.
이 책은 시종일관 음울함이 지배한다.
소설의 화자가 과거에 불행한 기억을 가진 어딘가 음울한 인물이기도 하거니와 그 음울함 자체가 그가 이 사건을 접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