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농장 (그래픽 노블)
백대승 지음, 조지 오웰 원작, 김욱동 해설 / 아름드리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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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읽을 것이 넘쳐흐르는 시대에 같은 작품을 여러 번 읽게 되는 일은 흔치 않다.

이미 두 번에 걸쳐 서평을 써 본 동물농장이지만 이번 책은 뭔가 다르다.

바로 그래픽 노블로 발매된 것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고전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명작이 그림으로 표현되었다니 보지 않을 수 없었다.



표지를 보면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폴레옹이 보인다.

그리고 동물농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처음 책에서 이 구절을 읽고 받았던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원작이 워낙 대단한 작품이기 때문에 작화를 담당한 사람이 되도록이면 원작의 흐름을 최대한 유지하려고 노력한 것이 엿보인다.

만화책과 그래픽 노블의 경계가 애매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래픽 노블'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림이 단순하거나 유치한 느낌이 없어서 원작의 심각한 느낌을 잘 살린 것 같다.

등장인물들도 소설을 읽을 때 머릿속으로 떠올렸던 이미지들과 대체로 잘 맞아떨어지게 캐릭터를 잘 살려 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복서와 몰리는 책을 읽을 때 느꼈던 이미지가 그대로 인쇄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좋았다.

그림 소개도 할 겸 몇 페이지만 소개한다.

아래는 나폴레옹이 본격적으로 독재를 시작하는 장면이다.

독재에 반대하며 용감하게 발언해 보지만 나폴레옹의 곁을 지키는 호위대의 기세에 눌려 몸을 사려야 하는 한 돼지의 비참한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pg 90)

동물들이 혁명에 성공한 뒤 수립했던 7계명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다.

나폴레옹의 독재가 심화되면서 그는 저 7계명 전부를 어기게 된다.

계명을 어길 때마다 문구를 수정하는데, 소설 속에서는 바뀐 문구를 동물들이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원래 이랬던가'라는 식으로 넘어가는데 이 책에서는 동물들이 바뀐 부분을 정확히 알고는 있지만 무서워서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지는 못하는 정도로 표현되어 있다.



(pg 45)

전반적으로 아주 흡족하게 읽은 책이다.

사실 동물농장이 스토리 자체도 중요한 책이긴 하지만 조지 오웰이 쓴 멋들어진 문장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한 작품이기 때문에 이를 그림으로 읽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픽 노블이라는 점이 심리적인 장벽을 많이 낮춰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은 물론이고 동물농장이 그저 옛날 작품이라 생각해 읽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엔 좋을 것이다.

그리고 원작을 이미 읽었던 사람들이라면 기억을 떠올리면서 컬러로 보기 좋게 그려진 그림들과 함께 감상한다면 더 좋은 독서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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