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업데이트할 시간입니다 - 흔들리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당신에게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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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보다는 비문학을 더 좋아하는 개인 성향상 에세이집을 집에 들이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아서 책 배송이 온 날 집사람이 '이 책 자기 거야?!'라며 놀라워했다.

점점 '어린' 나이라고 하기엔 다소 부끄러워지는 나이가 되어가서 그런지, 아니면 툭하면 비가 쏟아지는 날씨여서 그런지 요즘은 이런 힐링 책들에도 관심이 가는 것 같다.




내 생각에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주는 책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는 것 같다.

따끔한 충고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정신을 차리게 해주는 책이 있는가 하면 따뜻한 말로 포기하지 말고 한 번 더 해볼 것을 권유하는 책이 있다.

이 책은 단연코 후자라 할 수 있다.

저자의 전작이 '가만히 있어도 괜찮다 말해주길'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이었는데 그 책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본 책과 방향성은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마다 저자가 붙여둔 부제가 달려있다.

부제를 굳이 소개하기보다는 다 읽고서 각 장을 내 나름대로 소화해 한 단어로 소개하자면 1장은 '행복'에 관한 글들이, 2장에는 '위로'에 관한 글들이 모여 있고 3장은 '사랑', 4장은 '용기'에 관한 글들이 모여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슈퍼맨 같은 사람도 가끔은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다.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물건, 취미, 장소가 의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의지한다는 걸 스스로 나약하다 여길 필요는 없다. - 중략 -

아무리 대쪽 같은 대나무도 때로는 바람에 기대어 누워있고는 한다.

(pg 23)

1-2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들이 모여있는 책이어서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를 찾기는 어렵지만 굳이 하나로 정리하자면 살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어려움을 겪을 텐데 이럴 때 한 번쯤 되새겨봄직한 작은 '힐링'이 될 글들이 모여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저자 소개에서 시인이었던 외할아버지의 영향으로 글을 써왔다는데 그 때문인지 글이 반은 산문, 반은 시처럼 느껴진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도 많았는데 아래에 몇 가지만 소개한다.

오늘 누군가의 마음을 빌려 썼다.

행복은 어제와 내일도 아닌 이 순간에 가장 많이 출몰한다고 적었다.

(pg 39)

우는 날보다 웃는 날이 더 많았다.

걱정이 이루어지는 순간보다 멀쩡한 순간이 더 많았다.

지금 숨 쉬며 살아가는 것조차 매 순간 승리하고 있다는 증거다.

(pg 226)

잘하는 게 없어도 된다.

내세울 게 없어도 된다.

특별한 게 없어도 된다.

너는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다만 행복해져라. 그것만이 그대의 의무이다.

(pg 236)

총 250페이지 정도로 길지 않은 길이에 글씨도 빽빽하지 않아서 읽는데 큰 부담이 없었다.

주제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 호흡으로 길게 읽는 것보다는 거실 테이블에 두고 커피 한 잔 마실 때 한두 장씩 읽으면 가장 좋을 것 같다.

사족이지만 이런 종류의 책들은 글 내용뿐 아니라 삽화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독서에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그림에는 관심이 많은 집사람이 책 예쁘다고 칭찬하는 걸 보니 이 책의 삽화는 훌륭한 편인 것 같다.

그림을 그다지 볼 줄 모르는 내가 봐도 감각적이면서도 글 내용과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더운 여름, 너무 치열하지 않게 잠깐의 독서로 휴식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해 줄 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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