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늘이에요 꿈을 담는 놀이터 1
매트 포레스트 에센와인 지음, 퍼트리샤 페소아 그림, 김정한 옮김 / 놀이터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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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보자마자 "왜 이 책은 거꾸로 되어 있어요?" 하면서 관심을 보인 책.

아이 동화책도 뭔가 메시지가 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하는 천상 빨갱이 아비를 가진 덕분에 아이가 어릴 때부터 나름 여러 분야에 걸친 동화책을 접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환경 문제에 대한 동화라고 해서 꼭 함께 읽어주고 싶었다.



어린아이 대상의 동화책인지라 글씨가 그리 많지는 않다.

하지만 색연필 느낌이 물씬 풍기는 감성적인 그림체와 더불어 적은 글씨만으로도 큰 울림을 주는 책이었다.

4페이지까지 아래의 단 두 문장이 등장할 뿐인데 표지에 등장한 주인공 소녀가 플라스틱 끈에 묶여 힘겹게 헤엄치는 작은 거북이를 구해주는 장면과 함께 적혀 있으니 책을 펴자마자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훅 들어온다.

어른들은 내가 '미래'라고 말해요.

하지만 난 '지금'이고 싶어요.

(pg 1-4)

책의 주인공은 어린 소녀인데, 비록 어린 나이지만 환경을 위해 본인이 당장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겠다는 의지를 차분하지만 당찬 어조로 담아내고 있다.

어른이 되면 물론 할 수 있는 일들의 폭이 넓어지기야 하겠지만, 어릴 때 환경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심어주지 않으면 나이를 먹어서도 배우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환경운동가'에 대한 학습을 하고 와서 저녁을 먹은 뒤 산책 삼아 집게 하나와 쓰레기 봉투 하나를 들고 아이와 함께 집 근처 쓰레기를 주우러 나간 적이 있었다.

어린이가 지나간다고 피우던 담배를 끄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쓰레기 줍는 활동을 하는 아이를 보고도 피던 담배를 훅 던지고 가는 어른들을 보면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으로서 부끄럽기까지 했다.

(흡연자들은 늘 본인은 그러지 않는다는데 대체 누가 그러는 건지 그날 주운 쓰레기의 80%가 담배꽁초였다.)

여하간 나이를 불문하고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활동에는 여러가지가 있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기에도 좋은 책이었다.

길이가 길지 않아 모든 페이지들이 메시지를 담고 있는 느낌이지만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울림이 컸던 페이지를 골라 한 장 소개해 본다.

(pg 17)

그렇다고 지루하게 메시지만 담은 건 아니고, 뒤쪽에는 깨알같이 주인공 소녀가 구해준 것과 비슷한 거북이를 직접 접어볼 수 있는 페이지도 마련되어 있다.

책을 읽은 뒤 함께 거북이를 만들며 아이와 대화도 이어가고 독서에 대한 즐거움도 더 커지는 것 같아 좋았다.

특히나 대근육은 이미 초등학생 저학년 이상인데 소근육은 다소 미흡한 우리 딸에게 딱 좋은 활동인 것 같아서 책이 더 마음에 드는 느낌이었다.



사실 나나 집사람도 환경을 대단히 생각해서 특별한 활동을 하는 건 아니다.

굳이 찾자면 분리수거를 규정에 맞게 꼼꼼하고 깨끗이 배출하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사무실이든 야외에서든 1회용품 사용을 극도로 자제한다는 것, 가급적 세제 사용을 줄이려고 노력한다는 것 정도일 것 같다.

이 정도라도 아이가 어릴 때부터 습관으로 가져갈 수 있다면 자라면서 스스로가 환경을 위한 습관들을 더 많이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즘 국내외 기후 관련 뉴스들을 보면 환경 문제가 이미 인류가 해결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서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든다.

굉장히 높은 확률로 아이가 어른이 될 무렵에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환경파괴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나아가 더 바람직한 미래로 바뀌어 나가기 위해서는 아무리 작은 노력이라도 당장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당연하지만 꼭 필요한 교훈을 전달해 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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