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는 스마트폰 게임에 푹 빠진 지후라는 남자아이가 수영 강습이 끝난 후 버스를 잘못 타는 바람에 '여우 슈퍼'라는 곳에 우연히 도착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신비로운 분위기의 설희라는 여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어느덧 저녁이 되자 설희의 할머니가 나타나 저녁을 먹고 가라고 한다.
지후는 집에 가려 했으나 할머니가 지후를 강제로 잡아둔다.
이상함을 느끼는 지후에게 설희의 할머니가 본 모습을 드러내는데, 충격적이게도 그 할머니는 사람으로 둔갑한 구미호였다.
알고 보니 설희 역시 구미호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여우(?!)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인간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던 설희는 지후를 데리고 할머니 여우에게서 도망치게 된다.
지후는 마치 좋아하던 스마트폰 게임을 하듯 설희와 함께 달리고 도망치며 고난을 극복해나간다.
함께 고생하면 가까워지는 속도도 더 빠른 법인지라 지후는 설희와 정이 잔뜩 들지만, 다시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에 오르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없이도 친구와 노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집필 목적에 충실하게 스마트폰에만 빠져있던 지후는 친구와 함께 뛰노는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
문장 역시 지후가 자신이 겪은 일을 다른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친근한 문체로 쓰여서 아이들 눈 높이를 맞추었다.
게다가 뻔한 친구 만들기 스토리가 아닌 구미호라는 한국 전통의 상상력이 더해져 아이들의 흥미를 잘 이끌어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유아용 동화보다는 그림의 비중이 적긴 하지만 색연필로 그린 듯한 그림도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이야기의 흐름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6세인 우리 아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는 것은 아직 힘든 일이었지만, 그래도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아이라면 충분히 흥미를 유지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