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마음이 궁금해 - 철학자 이주향 선생님이 들려주는 마음 이야기 마음의 힘 5
이주향 지음, 윤소정 그림 / 상수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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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쓴 마음 동화'라는 소개가 마음을 끌었다.

아이와 함께 보고 싶었는데 처음 책을 넘겨보며 글자가 살짝 많은 느낌이어서 처음에는 조금 걱정했다.

모든 페이지가 이런 건 아니지만 글자 수가 제법 있는 편이다. (pg 70-71)

이제 슬슬 아이가 보는 책의 수준을 좀 높여주려고 애쓰던 차라 같이 보기로 마음먹고 읽어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 책은 6살 먹은 우리 딸이 지금까지 완독한 책 중 가장 길고 글자가 많은 책이 되었다.

생각보다 아이가 집중해서 잘 따라와 준 데다 책이 집에 온 날 내리 두 번을 읽을 정도로 아이도 재밌어해서 책을 선택한 부모 마음도 뿌듯했다.

제목처럼 묘묘라는 아이가 초록 선생님과 함께 자신의 마음에 대해 알아가는 내용이다.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므로 이런 감정들을 인정하고 이름을 붙여보며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감정이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천천히 알게 된다.

책 머리말에 작가가 자신이 어릴 적 기르던 강아지와 아버지에 관한 경험담을 써두었는데, 이 부분이 책 마지막에 비슷하게 등장한다.

물론 작가 자신은 어른이 되어서야 스스로 상처를 치유했지만 책 속 묘묘는 초록 선생님의 도움과 가족들을 통해 금새 상처를 치유한다.

마치 작가가 자신이 어렸을 때 초록 선생님 같은 사람을 만났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을 담아 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인생을 살면서 이 책에 나오는 초록 선생님 같은 스승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책을 통해서라도 아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물론 같이 책을 읽는 부모에게도 와닿는 울림이 있었다.

사실 육아를 하다 보면 아이의 성장과 신체적 건강, 학업 성취 같은 것들은 자주 그리고 쉽게 확인하게 되지만 아이가 어떤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세심하게 관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부모조차도 자신의 마음이 뜻대로 잘 통제되지 않을 때가 많다.

부모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면서 수많은 좌절과 고민을 겪게 된다.

아이가 주는 기쁨도 큰 만큼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화도 난다.

요즘 다시 원형탈모가 찾아올 정도로 정신적으로 조금 지쳐있는 것 같고 부쩍 우울함을 느낄 때도 많았는데 아래 구절을 읽어줄 때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확 맺혀왔다.

마음 놓고 펑펑 울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사실 곧 마흔을 앞둔 가장이 눈물을 보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울어, 묘묘야. 실컷 울어. 슬프면 우는 거야.

울지 않으려고 하니까 마음이 마음대로 안되는 거야.

보고 싶으면 울 수도 있지. 그게 마음의 길이야."

(pg 70)

아이와 같이 보려고 별 생각 없이 선택한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다.

글의 양이 조금 많긴 하지만 내용이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도 충분할 정도로 어렵지 않고 그림도 원색 위주로 선명하면서도 차분하고 서정적이어서 글과 잘 어울렸다.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아이도 나도 조금은 힐링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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