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쟁이 사과와 잔소리 할머니 제제의 그림책
휴 루이스-존스 지음, 벤 샌더스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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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제목을 가진 아이 책을 만났다.

일단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눈길을 끌었다.

무슨 상을 받은 이력이 화려하던데 진짜 그만큼 대단한지 궁금하기도 했다.

유아용 책이니 내용도 간단하다.

제목 그대로 심술쟁이 사과가 할머니 사과에게 잔소리를 듣는 내용이다.

할머니 사과는 심술쟁이에게 모범 사과가 되라며 여러 친구들을 보여주고 본받으라 한다.

특이한 점이라면 보통 아이들 책이니 '어른이 하는 말을 잘 들어야 한다'라는 내용일 거라 예상하기 쉬운데,

이 책은 심술쟁이가 결국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면서 끝난다.

처음에 아이와 같이 읽었을 때 '헐, 이렇게 끝이라고?!'라는 반응이었다.

아이도 이상하게 끝난다며 재밌어했다.

다시 읽어보니 작가가 의도한 바가 와닿는 것 같았다.

심술쟁이 사과는 남들을 따라 하거나 닮는 것 대신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남고 싶었던 것이다.

'모두가 같은 모습으로 살 필요는 없다'라는 단순하고도 명료한 진리를 동화로 풀어낸 것이다.

이는 책을 읽어주는 부모들에게도 꽤나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보통 부모는 자신이 바라는 특정한 상이 있고 그 상에 맞게 아이가 자라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때문에 교육과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아이에게는 잔소리로 느껴질 말들을 하게 된다.

하지만 진짜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진지하게 묻는 부모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였듯)

이제부터라도 내가 바라는 모습보다는 아이가 원하는 모습이 무엇인지를 묻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유아용 책이라 글 양도 많지 않은데 생각보다는 깊이가 있는 책이었다.

늘 어른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들만 나오는 동화만 보다 보니 이 책이 더 신선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글이지만, 내용이 괜찮았기 때문에 유아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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