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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표 5세/6세 한글공부 1 : 자음 - 1달 만에 읽고 쓴다!, 부록 : 한글 교구 카드, 따라쓰기 노트 ㅣ 아빠표 한글공부
황의민 지음 / 마이클리시(Miklish) / 2021년 12월
평점 :
아이가 만 5세를 향해 자라나고 있다.
아이에게도 독서 습관을 들여주려고 나름의 노력을 하고는 있는데, 일단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몇 번이고 읽는 아이들의 특성상
자주 읽는 책에 나오는 단어들은 이제 슬슬 그 모양을 외워서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나도 욕심이 생겨서 한글을 가르쳐 보려고 이런 저런 책들을 구매해서 같이 해봤는데 내 생각만큼 아이가 잘 따라오는 것
같지가 않았다.
나는 국어의 특징을 살려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면 이런 소리가 난다'라는 식으로 가르치고 싶은데,
시중의 책들은 모두 가나다 부터 외우고 쓰는 연습을 하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소리의 조합이 이렇다는 걸 알려주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내가 딱 필요로 하던 방향으로 잘 집필이 된 것 같아서 기쁜 마음으로 받아 보았다.
책명이 '아빠표 한글공부'여서 뭔가 내가 퇴근 후 아이 한글 공부까지 책임져야 할 것만 같은 압박감이 들긴 하지만,
이거라도 같이 보면 그래도 '훌륭한 애비'까지는 아니어도 '좋은 애비 코스프레'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총 4가지 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쓰기 연습을 더 하고 싶은 아이들을 위한 워크북도 별매하고 있다고 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소리 조합'으로 한글을 익히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책이 '기역, 니은, 디귿'부터 가르치고 '가나다'를 쓰게 만들었다면, 이 책은 기역이고 니은이고 명칭은 알 필요없고
'ㄱ'은 '그', 'ㅏ'는 '아' 소리가 나니 이를 조합하면 '가'라는 소리가 난다는 '읽는 원리'를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이어서 해당 글자로 시작하는 다양한 단어들이 색감 좋은 그림들과 함께 등장하고,
뜯어서 아이와 함께 읽어보며 손가락으로 따라 쓸수도 있는 카드도 수록되어 있다.
언어학자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에게 소리글자인 한글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본 접근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가나다부터 시작해 통글자를 무작정 외우는 방식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딸아이가 그다지 흥미로워 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어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아이들 눈에는 '가'나 '거'나 굉장히 비슷하게 생겼는데 소리가 다르다는 것을
모양을 보고 외워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글의 각 글자들을 분해해 각자가 가지는 소리값을 알고 이를 발음하며 읽을 수 있다면 아이에게도 훨씬 스트레스가 적은
방식으로 한글을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주장대로 두 달 안에 한글을 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이가 흥미를 더 보이는 것 같긴 해서 반가운 마음이 든다.
아직은 매일 한글을 일정 정도 가르쳐야겠다는 압박감을 갖기 보다는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한 번이라도 더 읽어주려고 하는 편인데,
가끔 글자를 읽고 싶어 한다는 느낌이 들 때마다 이 책을 펴 바로 볼 수 있도록 거실 가까운 곳에 놓아두었다.
사실 육아를 하면서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상당한 수준의 부지런함과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다.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사교육 기관에 이를 맡겨두고 자신들은 결과값만 받아 보기를 선택하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어린이집에서 한글도 못 뗀 아이들에게 원어민과 함께 ABC를 배우게 하는 건 정신나간 짓이라고 생각하는 편인지라
집에서라도 한글을 가르쳐주고 싶은데 여건도 그렇고 내 의지도 그렇고 쉽게 되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좋은 도구가 생겼으니 이제 온전히 내 의지 여부만 남아있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아이에게 한글을 잘 가르쳐서 같이 책읽는 즐거움을 아이와 함께 누릴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끝으로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쓴 글이지만 한글을 가르치려고 시도해 본 부모의 입장에서 구성이나 내용이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추천하는 입장에서 부끄러움이 없었다는 걸 밝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