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싫어요! 몸과 함께 마음도 쑥쑥 시리즈 3
파울린느 아우드 지음, Sensoa (벨기에 공공 성교육기관) 외 감수 / 북드림아이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가 자라면서 부모가 일일이 챙겨줘야 하는 것들은 줄어드는 반면, 시기마다 놓치지 않고 가르쳐야 하는 것들은 늘어가는 것 같다.

성교육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딸아이가 돌 때쯤 되었을 때 평소처럼(?) 샤워 후 그냥 밖으로 나왔다가 아이가 이게 뭐냐고(!) 물은 후 

애 앞에서는 철저하게 가리고 조신하게 생활하고 있다.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남녀 신체 차이부터 가르치는 것이 좋다고는 하는데 막상 딸 앞에 벗고 나오기가 영 쉽지 않다.

생각해보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집사람에게는 별로 부끄럽지 않은데 내 피가 반이나 섞인 아이에게는 부끄럽다는 것이 내 스스로도 

이해가 안가긴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부끄러운건 부끄러운거다. 


내가 이렇게 선비 마인드일 줄은 나 자신도 몰랐으니 아이에게 성교육을 하기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책 소개에 따르면 4-8세 정도의 아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 하고 아이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도 늘고 있기 때문에

조기에 성교육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유럽에 대한 환상이 좀 사라지긴 했지만 유럽의 공공 성교육 기관에서 검수까지 거쳤다고 하니 뭔가 믿음이 가기도 했다. 


일단 책을 처음 편 느낌은 그림이 참 좋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을 상대로 한 그림책이니 시각적으로야 당연히 예쁘겠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건 역시 유럽의 검수를 거쳐서 그런지 등장하는 아이들의 인종이나 성별이 다양하게 그려져 있는 것이 좋았다. 



(표지부터 인종과 성별이 각기 다른 아이들이 그려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반면에 아쉬운 점이라면 텍스트가 다소 많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부모가 함께 보는 책이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어서 그럴 수 있겠지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인데 

그림보다 텍스트의 비중이 더 큰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조금 아쉬웠다. 

이 책을 스스로 보려면 7-8세는 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새 책이 왔으니 모처럼 좋은 아빠 코스프레가 가능하다.)


시국이 이래서 아이가 어린이집을 쉬고 있긴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단체 보육을 경험하게 될테고

그 때가 되면 성교육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 

그 때를 대비해서 이 책을 보며 같이 공부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책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어떤 행위를 설명함에 있어서 내가 해당 행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 뿐 아니라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같이 설명해주고 있어서 좋았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내 몸을 다치게 할 수 있는 행위를 한다면 그만 하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줌과 동시에

자신도 그런 행위를 하면 타인을 다치게 할 수 있으니 하면 안된다는 메시지가 같은 페이지에 담겨 있다. 


그림도 좋고 내용도 좋지만 상술했듯이 글씨가 많아서 그런가 이제 4살인 딸아이가 집중력 있게 오래 보지는 못하고 있다. 

나나 집사람이 일부러라도 같이 읽어주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할 것 같다. 


총 4권으로 구성된 책이라 하는데 우리가 접한 3권은 원치않는 신체접촉과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를 주로 다루고 있어

굳이 '성교육'에 국한된 내용이라기 보다는 일반적인 인성교육에 더 가까운 책이라 할 수 있었다. 

생식기의 차이나 아이가 태어나는 과정 등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성교육 컨텐츠들은 다른 시리즈에 담겨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다 보고 나면 다른 시리즈들도 접할 수 있도록 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감류를 제외한 유아용 책 중에서는 모처럼 부모된 입장에서 꽤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