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상깊은 구절

나쁜 습관을 버릴 때는 완전히 끊는 편이 좋다.

또한 새로운 습관을 들일 때는 반대로 매일 하는 편이 사실 더 쉽다. -중략-

매일 하기로 정하면 오늘 그것을 할지 말지 고민할 일도, 결단할 일도 없다. (pg 155-156)



사실 나는 서점에 '자기개발'로 분류되어 있는 책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서점에 가면 그쪽 코너에 있는 책은 들춰보지도 않는다.

맨날 하나마나 한 소리들, 보고 나면 괜히 잘 못살았다는 자책감만 주고 삶에 별 도움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그 책을 쓴 저자들이 그리 내세울만한 업적을 남긴 것도 아닌데 엄청 대단한 척하며 쓴 문체부터가 짜증을 불러온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사사키 후미오'라는 저자는 굉장히 특별하다. 

적어도 나에게 행동의 변화를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이 작가의 특징은 스스로가 뭔가 대단한 것을 이룩한 사람이라 말하는 대신, 자신이 '해보니까 이런 이런 것들이 좋던데?' 정도로

사람을 꼬득이는(?) 맛에 있다. 

막상 하기엔 어려운 일이지만 그 과정을 잘게 나눠서 보는 이로 하여금 '저 정도면 한번 해봄직 하겠다' 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전작인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를 본 후 미니멀리스트까지는 아니지만 집에 있는 많은 짐을 치울 수 있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리뷰: https://blog.naver.com/qhrgkrtnsgud/220858557385)

이전작은 우연한 기회에 공짜로 책을 얻게 되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읽었었다면 이번 책은 작가의 이름을 본 순간 결재했다. 

이 작가라면 적어도 내 습관 하나 정도는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번 책에서는 '습관'을 들이는 방법을 아주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습관이 뭐? 그냥 하면 되는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그 말이 맞다.

습관을 들이는 데에 무슨 왕도가 있겠나. 닥치고 하면 되지.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지 않은 습관을 버리고 싶어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을 보면 분명 어려운 일인 것도 맞을 것이다. 


작가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아래의 프로세스를 따른다고 한다.


 

(pg 69)


당연히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상'일 것이다. 

보상이 없거나 적다고 생각하면 행동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보상이 습관 자체를 역행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는데 그 보상이 '치맥'이면 습관이 유명무실해지는 것과 같다. 

무언가 다른 보상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예컨데 목표로 한 몸무게를 달성하면 사고 싶었던 옷을 하나씩 산다거나, 갖고 싶었던 가방을 산다거나 하면 습관과는 무관한

보상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럼 습관이 될 때까지 돈을 엄청 써야겠구만'

작가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습관이라면, 

그 습관 자체가 완성되어갈 쯤에는 그 습관 자체가 보상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운동'이라는 습관이 완성되어 갈 때쯤에는 운동하러 가는 그 자체가 삶의 보상이 된다는 것이다. 

(TV에 나오는 김종국 같은 연예인들의 삶을 떠올려보면 된다.)


그래서 타인에게는 자신이 받는 보상과 다른 보상이 있다는 것을 쉽게 상상하지 못한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pg 83)


사실 이 책을 살 때 한참 나도 버리고 싶은 습관이 있어서 노력하는 중이었다. 

바로 '혼술을 끊는 것'이었다. 


우리는 자신의 습관에 대해 '어떻게 해도 멈출 수 없다.'며 여러 가지 변명을 한다.

그 습관이 주는 이점은 얼마든지 과장하거나 조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행동이 내 아이의 습관이 되어도 좋은지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pg 92)


위 구절을 보고 공감이 많이 되었다.
사실 내가 혼술을 끊겠다고 마음 먹게 된 까닭도 아이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어려서 모르고 지나갈 수 있지만 조금 크면 아빠가 저녁에 혼자 술마신다는 것을 알게 될텐데, 
그럼 아이가 날 어떻게 생각할지, 그리고 아이가 내 전철을 밟게 되진 않을지 두려웠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니 원치 않는 술자리가 생기는 것은 도저히 막을 수 없다.

그래서 계획한 것이 '혼자 마시는 술을 끊는 것'이었다. 

벌써 한 4개월 정도 되어 가는데 지금까지는 잘 지켜나가고 있다. 

이전에는 일주일에 3-4일은 술을 마셨는데 지금은 한달에 4번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도 종종 생각이 날 때가 있다. 


예외를 많이 만드는 것은 음주가 즐겁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계속 그렇게 인식한다면 금주는 불가능하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날은 인내해야 한다.

인내는 보상이 없다. 사람은 보상이 없는 일을 지속할 수 없다. -중략-

'술을 마시면 안 된다.'가 아니라 '이제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된다'라고 생각하자. (pg 103)


그래서 지금은 최대한 술 자리를 미리 계획하려고 한다.

약속은 적어도 일주일 전에 잡고 한 주에 최대 1회를 넘기지 않으며, 급하게 생기는 약속들은 정중하게 거절하고 있다. 

이제 술약속 자체를 그만 잡으려고도 생각하고 있다. 


나쁜 습관을 버릴 때는 완전히 끊는 편이 좋다.

또한 새로운 습관을 들일 때는 반대로 매일 하는 편이 사실 더 쉽다. -중략-

매일 하기로 정하면 오늘 그것을 할지 말지 고민할 일도, 결단할 일도 없다. (pg 155-156)


위의 말이 정말 공감이 가는 것이, 요즘은 정말 한 일주일씩 술을 안마셔도 마시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별로 안든다.

하지만 어쩌다 부서 회식이라도 하는 날에는 꼭 다음날에도 마시고 싶어진다. 

이제 습관을 위한 책까지 읽었으니 정말 술을 끊을 일만 남은 것 같다. 

이전에 담배도 끊은 경험이 있으니 이번에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금연한지는 햇수로 6년이 넘었다.)


사실 책 한 권 봤다고 모든 습관이 변할 수는 없다.

습관이 모여 사람이 된다고 했던가.

사람이 변하는 일인데 그렇게 쉽게 될리 없다. 


책으로 무엇을 배우려는 것은 실천하기 전에 종종 빠지기 쉬운 함정의 위치를 미리 알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함정에 빠졌을 때의 고통은 빠져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 그통이 있으므로 다음에는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쓴다.

이 책은 함정의 위치를 미리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주의해도 몇 번이나 빠지고 마는 비열한 함정에 대해 주의를 환기하고 싶을 뿐이다. (pg 255)


하지만 왠지 이 책을 보고 나면 뭔가 하나쯤은 바꿀 수 있을 것 같다는 묘한 자신감이 생긴다. 

예전에 금주를 권하는 책을 봤을 때는 '뭐 언젠가는 끊겠지' 했었는데 이 책을 본 후로는 '왠지 끊을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든다.

그런 느낌을 준다는 것이 이 저자가 지닌 강점이 아닐까 싶다.


책 자체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술술 읽히면서도 따라하기 쉽도록 단계가 상세하게 나눠져 있다.

후반부로 가면 다소 반복되는 이야기들이 많아 읽어도 그만, 안읽어도 그만인 부분이 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정말 이 작가랑 나랑은 뭔가 삶의 고민이 비슷한 건지, 다음 책은 '금주'에 관한 책을 낸다고 한다.

부디 그 때에는 술을 완전히 끊어서 그 책은 사지 않아도 되길 바란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정한 습관을 지키면 후회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누구나 하고자 했던 것을 실천하지 않아서 후회한 적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일찍 일어난 후에 괜히 일찍 일어났다고 후회하거나, 운동한 후에 운동을 해서 손해가 막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pg 131)


먼저 괴로움을 느끼고 그 후에 즐거움을 느낀다 = 노력

먼저 즐거움을 느끼고 그 후에 괴로움을 느낀다  = 게으름 (pg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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