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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날의 채식 도시락 - 직장인을 위한, 나를 돌보는 한 끼
박다라 지음 / 책밥 / 202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야채도 이렇게 먹음직스러워 보일 수 있다니…"
<보통날의 채식 도시락>의 첫 느낌이었다. 야채로 만든 요리임에도 하나같이 맛있어 보였다. 똑같은 다이어트 식단에 지쳐갈 즈음 만났기에 먹음직스러운 채소 조리법은 유난히 반가웠다.
일반적인 ‘채식 요리책’이 아닌 ‘채식 도시락 요리책’이라는 특성
그런데 프롤로그에 적혀있는 이 문장 하나로 살짝 멈칫거렸다. 책의 저자는 요리 전문가가 아닌, 일반 직장인이라는 점. 1년 넘게 채식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먹으며 알게 된 꿀팁을 이 책을 통해서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이 흥미로웠던 것은 이론으로 가득찬 요리책이 아니라 경험이 바탕이 된 실용서라서 믿음이 간다는 점이었다. 책의 중간에는 일상에 대한 작가의 에세이를 실어서 다른 요리책과는 차별화 된다는 점이 좋았다.
<보통날의 채식 도시락>은 3개의 챕터로 되어 있다.
Chapter 1 한 입에 쏙, 김밥, 주먹밥, 쌈밥
Chapter 2 든든한 한 끼, 덮밥, 볶음밥, 솥밥
Chapter 3 간편한 별미, 샌드위치, 샐러드
그리고…
채식 도시락 곁들임 메뉴
<보통날의 채식 도시락>은 바쁜 직장인이 주된 타깃층이지만 ‘바쁘다’는 것과 ‘간단함’이라는 특징을 생각한다면 육아로 바쁜 ‘엄마’를 위한 한 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정작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챙길 여유가 없는 것이 모든 엄마들의 공통점일 것이다. 간단하면서도 맛과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음식으로 지친 엄마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
책의 초반에는 ‘도시락 통’, ‘도시락 준비 노하우’, ‘채식 식재료’, ‘든든한 간식’처럼 일반적이지만 어디에서도 쉽게 찾기 어려운 것들을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도시락을 만들기 전부터 기초적인 것들을 하나씩 챙겨주는 마음이 느껴져 좋았다.
<보통날의 채식 도시락>은 단순한 요리책이 아니다. 채소 음식을 통해서 건강과 편안한 마음을 챙길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음식을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는 점이 좋았다. 하루 한끼라도 건강한 음식을 나에게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하고 식사를 한다. 그 과정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하루를 정리해 볼 수 있다. 매번 채식 도시락을 싸고, 나홀로 점심 식사만 할 수는 없겠지만 일주일에 단 몇 번이라도 조용히 나를 챙기는 시간을 갖는 것은 좋을 것 같다.
도시락을 싸며 매일을 소풍처럼 생각하는 마음이 풍요롭게 느껴진다. 각 챕터의 끝에 작가의 에세이가 실린 점도 마음에 든다. 이 부분이 <보통날의 채식 도시락>이 갖는 차별성이라고 생각한다. 하루 한끼라도 나에게 건강한 요리를 선물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더불어 강한 조미료의 맛보다 건강한 맛을 찾는 분들도 읽어보셨으면 한다.
우리는 ‘보통’이라는 말을 시시하게 여긴다. 눈에 띄는 특별함을 더 사랑한다. 예전에는 나 또한 특별하다는 말을 더욱 소중하게 여겼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비슷한 보통의 일상보다는 특별한 날이 더욱 화려해보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해본다. 1년 365일은 특별한 날과 보통의 날들이 합쳐진 날임을 안다. 우리가 그 많은 보통의 날들을 보살피지 않는다면 우리의 1년, 2년… 10년 그 이상의 날들이 시시해질 것이다. 시시하다고 생각했던 보통의 날들이 모여서 우리의 일상이 되기 때문이다. 특별함으로 가득찬 날이든, 일상적인 평범함으로 가득찬 날이든 우리가 모두 아껴주고 관심가져 주여야 할 날임을 <보통날의 채식 도시락>을 읽으며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