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상처받는가 - 사랑한다면, 지스폿(G-spot)보다 브이스폿(V-spot)을 찾아라
조앤 래커 지음, 김현정 옮김 / 전나무숲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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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은 시스템으로 칭할 수 있는 하드웨어 장비나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진단하는 일이다. 'vulnerable' 이란 영어 단어가 쓰이는데, 기술적인 취약점을 주로 진단하지만 물리적, 관리적인 진단도 병행한다. 심리학적 용어로 v-spot 이라 정의한 상처받기 쉬운 부분을 설명하는 도서를 읽었는데, 업무에 활용되는 단어와 같아 친근감이 들었다. < 왜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상처 받는가 >(전나무숲, 2013)란 책인데, 결혼으로 이루어진 결합 관계에서 신체적인 결합, 정신적 문화적인 결합에서 발생하는 트러블 슈팅을 다룬다.

단순하게 일반적인 인간관계를 생각하고 읽었는데, 주로 부부관계를 다뤄서 범위가 좁아보이긴 했다. 가장 가까운 관계 이른바, 무촌이라 칭하는 허물이나 벽이 없는 사이지만 차이, 다름에서 발생되는 여러 실사례가 매우 적나라하게 소개된다. 공중파까지는 아니더라도, 케이블 채널을 통해 가정의 갈등이 자주 나오는데 갈수록 자극성이 높아지고 있다. 변태적 성향을 비롯해 드러내기 꺼린 이야기까지 민망할 정도로 다뤄진다. 단순히 흥미를 끌기위한 의도도 있지만, 특정 부부사이에게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공감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도서에서도 방송과 유사한 수위의 사례가 나오며, 어떻게 하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언이 이어진다.

어떤 사례는 남편이 아내를 너무 심하게 다루는 무개념한 내용을 보여주는데, 초반에 잘못된 습관과 행동들이 자리잡은 경우라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재자가 제대로 개입해 해결해야 하는 사례인데, 법률문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복잡할 거란 생각이다. 드라마 < 사랑과 전쟁 >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게해서 저자가 소개한 용어 v-spot을 자극하지 말아야겠다고 느꼈다. 도서 마지막 챕터는 다문화와 종교 갈등을 다루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적이 다른 남과 여가 만나 결혼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데 이 책의 내용이 도움이 되리라 예상한다. 종교적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는 국내의 경우 꽤나 심각한 문제였다. 요즘은 상황이 표면화되는 사례가 적은데 갈등 요소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사실이다.

[완전히 모순되는 가치관을 지닌 커플을 치료할 때 나는 '문화 차이의 갈고리(cultural contrast hook)'라고 이름 붙인 기법을 써왔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환자가 자신의 행동이 문화적인 어떤 것에서 기인했다고 주장하면, 나는 그 환자의 문화도 그가 병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하곤 했다.] 262p

이를 테면, 남성의 우위성이나 권위를 강조하기 위해 증거나 과거의 관습을 이야기할 때, 반론을 제시해 잘 못 되었다는 걸 깨닫게 하는 것이다. 사업적인 관계에서는 수용할 수 밖에 없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충분히 더 논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평생 함께할 부부 관계라면 빠르고, 원만하게 부조리를 해결해야 지속적인 유지가 가능하다. 권위적인 가부장제에서 살다가 황혼에 이혼하는 사례가 몇 년전에 크게 늘었는데 요즘에는 젊은 층의 이혼율도 높아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이 서구화되고, 결혼에 대한 생각, 남녀의 평등관 변화는 이 도서가 다루는 내용이 향후 몇 년안에 현실화되리라는 전망이다. 가장 배려가 요구되는 관계에서 v-spot으로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교재로 활용해볼 도서이다.



www.wece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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