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이라는 거짓말 - 직장인 1만 명의 행동평가를 통해 도출해낸 인재 보고서
오쿠야마 노리아키.이노우에 겐이치로 지음, 김정환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부서에 경력직의 사원이 들어왔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부서에서 이동해 온 것인데, 전에 있던 부서에서 어떤 일을 했냐고 물으면 아무것도 안했다고 한다. 그냥 하는 말이려니 생각하면서 몇 번을 물어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약간의 친분이 생기고 나서야 정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입사하고 나서 잘 맞는 직무가 없어서 반년도 체 안되어 부서 이동을 두 번이나 하게 된 특이한 경우였다. 얼마 전에도 내가 있는 부서로 이동하고 나서 퇴사한 직원이 있는데, 그렇게 되지 않고 잘 적응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직하는 직원들은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중소기업에서는 채용된다. 경력보다는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에서 문제가 안되면 업무에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는 경력직의 경우 회사 스펙을 보고, 신입의 경우 흔히 말하는 어학 점수, 학점, 자격증 등의 스펙을 보게 된다. 그런데 그런 수치적인 것들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는 얼마 안 가 드러나게 된다.

[밝고 활발하다고 해서 고객의 마음을 살필 줄 아는 것은 아니다. 성격이 좋아 보이는 사람이 오히려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업무 현장에서 일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싹싹한 성격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는가 하는 점이다.] 24

지난해 까지만 해도 밝은 성격으로 다른 부서 사무실을 누비던 영업사원이 있었다. 지금은 얼굴을 거의 보기 힘들다. 의사소통 채널이 전화로 바뀌었다고 한다. 게다가 업무의 변동사항에 대해서도 반응이 늦고, 이메일 통보로 소극적인 전달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감에 넘쳐 일을 처리했는데, 난관에 부딪치자 의기소침해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신입사원들도 이러한 절차를 밟는다. 난 스펙도 좋고 대기업에 입사했으니까 엄청난 일을 하겠지. 그런데 막상 아주 작은일, 눈에 띄지도 않는 일을 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급여에 대우도 좋지 않으면, 기대보다 큰 실망에 근근히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 일찌감치 다른 일을 찾지 않으면, 5~7년 후, 적당히 이직해 생각없이 살아가게 된다.

스펙에 집중하다 보니, 인재가 갖는 키 포텐셜 네가지를 사회에서 잘 육성해주지 못하고 있다. 사고하는 힘, 조직을 위해 움직이는 힘, 의욕을 높이는 힘, 많은 정보를 모으는 힘이 그것인데, 암기, 개인화, 목적의 결여가 앞의 세 가지를 방해한다. 네 번째 많은 정보를 모으는 힘은 인터넷의 발달과 찾는 것에 익숙한 상황에는 기본적인 능력이라 대부분 갖추고 있다. 조직을 위해 움직이는 힘의 경우 예전에는 학생회, 동아리활동 등으로 키워졌으나 지금은 스터디그룹에서 그 역할을 충당하고 있다. 목적이 다르다 보니 서로를 경쟁자로 의식할 수 있고, 자신의 의무만 다하면 된다는 개인주의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근래에 가장 문제가 되는 창의성, 사고하는 힘은 미래 인재가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능력인데,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명심하라. 유능한 사원을 개발하는 것은 취약한 능력을 단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진짜 인재가 될 만한 사람을 정확히 발견해 그 가치를 인정하고 효과적인 활동을 최대한 하도록 꾀하는 것이다.] 174

도서에서는 아쉽게도 경영자 입장에서 이야기하며, 인재는 만들기 보다는 준비된 사람이라 말한다. 기업에 입사하려는 입장에서는 키 포텐셜을 갖추고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회는 있다. 모든 키 포텐셜을 완벽하게 갖추기란 어려우므로 네 가지를 적절히 겸비하면서 자신있는 능력은 부각시키고, 취약한 능력은 보완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스펙을 관리하는 것은 이 네가지 키 포텐셜을 수치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그런데 본질을 알지 못하고 점수에만 메달려 결과적으로는 점수 따기를 알려주는 학원에서 요령만 터득한 헛똑똑이를 양산한 것이다. 사회는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스펙 싸움이 계속 되리라는 건 몇 년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방법은 개념화의 '사과 과정'을 가르치는 것과 사고한 내용을 '아웃풋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개념화 능력'이라는 키 포텐셜의 소유자는 원래 사고하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의 사고 과정을 알면 그것을 사고의 축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7

도서 4장에서는 '진짜 인재로 거듭나는 터닝 포인트'를 제시한다. 처음부터 조직에 맞는 인재가 되는 건 불가능하다. 조직마다 문화가 다르며 요구하는 인재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키 포텐셜을 소유하고 업무를 진행하며, 훈련을 통해 강화하는 연습을 해야한다. 가장 잘 조화를 이루었을 때, 그 속에서 진정한 인재가 되어 주변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직원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상위 관리자는 여기서 말하는 기준과 동일하게 보지는 않겠지만, 네 가지 키 포텐셜의 범주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스펙 자체도 중요하지만 저자가 분석한 개념화 능력, 성과 관리 능력, 내부 강화 능력, 외부 수용 능력에 초점을 맞춰 스펙 관리와 병행한다면, 최고의 인재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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