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 - 밑줄 긋는 여자의 토닥토닥 에세이
성수선 지음 / 알투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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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약속을 하나도 잡지 않았다. 물론 업무 관련한 것은 제외하고. 지난주에 많은 사람들을 만났으니, 이번주는 쉬는 주간이다. 다음주는 일주일 꽉꽉 채워서 또 만나볼까? 그래서 이번주는 계속 영화만 봤다. 책을 볼수도 있는 일인데, 오랜만에 여러 편의 영화를 몰아서 봤다. 하루에 두편 정도씩. 사람은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외롭다. 그러니, 혼자 있으면 얼마나 외롭겠는가? < 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 >(알투스, 2012)가 서랍 속 깊은 곳으로 옮겨지고 있다. 벌써 이 책을 읽은지 한달이 지났다. 2주 정도 전에는 저자의 강연을 들었고, 오늘은 혼자인 시간을 빌어 그 내용을 떠올리고 있다.
서울시청 옛 건물을 도서관으로 리모델링 한 뒤, 두 세번 방문하였는데 최근에는 이 도서에서 추천한 책을 읽어보려고 했다. 소설 코너에서 저자가 언급했던 책들을 고르려 했는데, 기억력이 나빠서 그런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잡히는데로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거주지에 가까운 도서관이 있으면 책을 빌려보기 좋겠지만,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 위치라 방문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자전거를 이용해 왔다갔다 해야할 것 같은데, 겨울이라 쉽지 않을 것 같다. 회사에 옮겨 놓은 도서를 다시 펼쳐보면서 저자의 추천 도서들을 적어놔야겠다. 그래야 우연히라도 도서관에 들리거나 서점에 가면 쉽게 찾아보지 않겠는가?
지금 근무하는 곳은 서점과 매우 가깝다. 그러나 더 안가게 된다. 오히려 접근성이 좋아지면 책은 안 보게 되는 것 같다. 1차적인 욕구들, 먹는 거라던지 노는 것은 접근이 용이해지면 더 많이 하게 되는데, 고차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독서는 반대이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읽을거리가 부족해 무가지 신문을 읽는다. 신문에 소개되는 소설이나, 베스트셀러의 순위를 보면 책과 멀리하고 싶어진다. 홍보와 자본주의의 논리에 의해 유행에 따라가는 책들이, 사람들에게 팔리고 읽히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기 때문이다. 저자도 도서에서나 강연에서 이런 현실을 가감없이 토로하고 정말 좋은 책을 말해주었다.
[트위터에 저명한 스님이나 목사님들은 "불안을 피하지 말고, 불안과 벗하라" 같은 좋은 말씀을 거의 매일 해주시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니까 '좋은 말씀'인 거다.] 150p
2012년의 마지막 달을 반 정도 남기고 서평으로 기록된 책들을 세어봤다. 150권 가량 된다. 100권 정도가 받은 책이고 나머지가 산 책인데, 받은 책들은 죄다 경제, 경영이나 자기계발 쪽이라 너무 편중되어 있다. 도서관에 가야 겨우 소설을 접할 수 있으며, 에세이와 인문학에 관련된 책을 만져볼 수 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정말 읽어야할 책들을 읽어야겠다. 흥미를 끄는 그렇고 그런 책들은 이제 너무 많이 읽었다. 읽은 만한 책들을 읽어야 한다.
[한때 칼 뢰비의 하인이었으나 이제는 어엿한 장난감공장 사장이 된 슈츠 부부는 전쟁이 끝난 것을 알려주지 않고, 지하실에 갇혀 있는 칼 뢰비를 계속 돌바준다. 언제나처럼 극진히.] 228p
현재 세태를 보면 부부는 정치인들이고, 지하실에 갇힌 이들은 정치를 모르는 시민들이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현실은 시민들을 극진히 돌봐주기는 커녕 영화 <백설공주>(2012)에 나오는 왕비처럼 착취하고 있지만 외부의 소식을 전해주지 않는 것을 동일하다. 요즘은 쿠데타도 일으킬 수 없다고 한다. 뭔가 일을 꾸미기 위해 만나기만 하면 바로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지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작은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면 참 어처구니 없는 가십들이 전국민에게 퍼진다. 노이즈 마케팅으로도 괜찮을 정도로 파급효과가 좋다. 소설 속의 일들이 벌어질리는 만무하지만, 정치인들은 교묘하게 시선을 다른데로 돌려 이에 휘둘리는 사람들이 안타깝다.
아무튼 같은 소설이라도 읽혀진 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게 흥미롭다. 같은 영화라도 문과생, 이과생의 관점이 다르듯 저자가 전달한 느낌이 다른 독자들에게는 분명 같지는 않을 것이다. 서랍 깊숙이 있던 책을 꺼내들어 작가가 소개한 책들의 목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었다. 이제 도서관이나 서점에 갈 때마다 한 권씩 접하면 저자가 느꼈던 감동에 공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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