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볼루션 2.0 - 어느 소심한 구글 직원이 이끈 혁명이야기
와엘 고님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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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솔로대첩이라는 행사가 홍보되고 있다. 남녀가 만나서 짝을 짓는 행사인데, 반응이 나쁘지 않다. 과연 얼마나 모일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들을 모으기에는 충분한 행사라 생각되며 다들 참석에 대해 심각히 고려해 보는 수준까지 간 것 같다. 일반적으로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을 모으는 행사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데, 이번 이벤트는 범국민적(?)인 관심을 일으키는 눈에 띄는 소재라 재미가 있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끌었던 행사는 페이스북을 사용하면서 처음 경험하는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집트에서는 초국가적인 이벤트가 페이스북을 통해 일어난 사례가 있다. 도서 < 레볼루션 2.0 >(RHK, 2012)에서 이를 다루고 있는데, 대통령을 물러나게한 민주화 운동이 대상이다. IT업계에 근무하던 저자가 인터넷의 익명성과 페이스북의 강력함을 이용해 국가 보안을 책임지는 기관을 따돌리며 수많은 국민을 모아 일으킨 혁명 전반이 정리되어 있다.
[우리 주변의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하므로 특히 기술 분야 산업에서는 5년 계획이니 10년 계획이니 하는 것들을 세우기 어렵다는 말을 하곤 했다. 투자자로서 알-발라는 한꺼번에 수십 개의 벤처 사업에 투자했다. 마구잡이로 한다하더라도 그 가운데 하나만 적중한다면 나머지 부분의 손실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전략이었다.] 51p
저자의 어린시절부터 IT가 발전하는 모습으로 시작되는 도서는 점점 그의 종교적 활동과 혁명적 활동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국내도 마찬가지 이지만 한 가지 아이템으로는 IT분야에서 롱런하기 힘들고 여러 분야를 해야한 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며, 시대 배경 즉,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을 모의고 의식을 상기시킬 수 있었던 환경을 설명한다. 정치적 불합리함에 맞서 인터넷으로 이를 알려야했던 이집트의 전반적인 상황도 읽을 수 있어 국제적인 안목을 높일 수 있다.
[이집트 정부의 업적 : 지난 4년 동안 이집트인 1만 2천 명이 자살했다! 2009년에 5천 명이 자살했다. 같은 해에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수는 10만 명이 넘는다! 2005년과 비교하면 다섯 배나 되는 수치다! 이집트에서는 하루에 14명이 자살한다. 자살 이유는 실업과 가난이다. 그리고 자살자이 3분의 2 이상이 25세 이하의 청년이다.] 263p
국내 자살자 수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대선을 앞두고 과연 다수가 살기 좋은 세상일까하는 의문으로 가득찬 한 달을 맞이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생활고와 여러 어려움에 처해 자살을 시도하고,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우스 푸어에 고시원 푸어, 거리로 내쫓긴 집없는 이들은 범죄에 노출되어 악순환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국내 뿐만아니라 중국도 정권교체 시기에 이르러 빈부격차가 극에 달한 시민들이 어떻게 폭발할지 아무도 모른다. 각국의 정세와 유사한 불안정함을 보이는 이집트에서 저자는, 권력의 압박을 피하면서 인터넷을 이용해 사람들을 모으고 정보를 공유하여 시민들의 목소리를 보여줄 수 있었는데, 매우 효과적이고 현시대적인 대응이라 흥미로웠다.
[나는 문서 파일을 온라인 문서도구인 구글 독스에 올렸고, 5만 명이 이 문서에 접속했다. 이 문서의 내용은 온라인의 카페와 블로그, 웹사이트, 페이스북 페이지 그리고 트위터 등을 통해서 확산되었다.] 276p
한국이 독립운동을 할 때에는 신호나 전령을 통해 정보를 전달했기 때문에 사람들을 모으기 힘들었고, 초대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시위가 있었을 때는 누군가가 육성으로 전파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나서는 홈페이지, 카페 등을 통해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비롯해,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의 응원을 위해 모임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보다 더 빠른 매체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나온 현재는 이집트의 사례처럼 훨씬 더 빠르게 전파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중국은 글로벌한 SNS를 차단하고 있으며, 국제적은 정보 교류를 차단하는데, 이집트에서도 페이스북을 차단하는 대책으로 시민들을 무마하려 했다고 한다.
[바로 그때, 이집트에서 처음 있는 일이 일어났다. 정부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차단한 것이다. 독재 정권은 스스로를 방어하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게 분명했다.] 311p
역시 언론이나 전파 매체를 차단하는 원천적인 방법은 계속 자행될 것이며, 지도자라던가 주도하는 인물을 잡아들이는 일도 지속되리라 생각한다. 저자가 운영한 페이스북도 사찰을 통해 운영자가 노출되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붙잡혀 고문과 심문을 당하는 상황에 처했다. 저자는 정보국의 인권적인 모독과 폭행에 대해 자세히 다루었으며, 살아나올 수 있었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다룬다. 집단지성의 힘은 주도하는 이가 없어도 훌륭하게 움직여 대통령을 몰아냈다. 물론 군부세력이 아직 이집트를 장악하고 있어 장기적인 투쟁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되나 이번 움직임을 통해 희망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독재에 맞서 피를 흘렸던 국내의 과거를 떠올리며 이집트인들의 용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인터넷을 활용한 '혁명 2.0'이라 할 수 있는 현대 기술을 활용한 정보 전달은 민주화를 위한 염원을 잘 보여주었다.
[이들의 용기와 결단력과 넘치는 기운은 우리에게 많은 사람들이 잊어버린 인류 보편의 진리를 일깨워주었다. 민중의 권력은 권력을 가진 사람보다 언제나 더 강하다는 진리를......] 4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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