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 효과 - 《80/20 법칙》리처드 코치의 새로운 시대 통찰
리처드 코치 & 그렉 록우드 지음, 박세연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네트워크를 이루려는 노력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혼자 사는 것보다 같이 사는 것이 훨씬 더 이롭다는 사실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혀졌다. 다수가 이루어 놓은 산물들이 혼자서도 살 수 있는 식품이나 생필품을 제공하고 있으나 역시 외로움까지 채워주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중요성이 온라인에서도 유효한 가운데 가까운 이웃보다는 강한 연결이 아닌 지인이 더 좋은 정보를 갖고 있다는 사실도 많이 알려져 있다. 자신과는 다른 분야이며, 기대가 적기 때문에 체감하는 데에서 만족감이 높다는 쪽으로 설명할 수 있으나, 역시 탁월한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다. 이 약한 연결에 대해 여러 이론이 나왔으나, < 낮선사람 효과 >(흐름출판, 2012)로 이를 확인해 보면 조금 더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클라인펠드는 결국 밀그램의 실험이 6단계 분리이론을 뒷받침하기에 근거가 너무 부실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시 말해 우리가 사는 이곳이 작은 세상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49p
모임의 성향을 분류해 보면, 사진, 등산, 종교, 봉사, 사교댄스 등으로 예를 들 수 있다. 각각 매우 다양한 그룹과 종류가 넓게 분포되어 있지만, 한 그룹에서 다른 그룹에 옮기게 되면 굉장히 소규모의 모임이 아닌 이상 한 명 이상은 아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특정 그룹에서 다른 그룹으로 옮긴 사람이 적어도 한 명 이상은 되고, 신생 그룹이라도 다른 그룹에서 활동한 이들이 파생되어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의 경우에 한정된 이야기일 수 있으나, 꼭 취미 활동이 아니더라도 아는 사람을 마주치게 되면, '세상 참 좁다' 라는 말을 하게 된다. 객관적으로 사회 경험이 전무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공통점을 하나 이상은 찾을 수 있기 때문에 6단계가 아니더라도 2~3 단계 만에 그 사람과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 도서에서는 '6단계 분리이론'에 대해 재검하는데 저자는 이 이론을 지지한다. 개인적으로 이 실험은 통계 대상을 정하는 것부터 모호하고, 결과를 객관적으로 도출하기에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신뢰성에 대한 오차 범위가 크다고 생각한다. '6단계'라고 정하기에는 숫자도 모호하고, 저자가 말하는 '작은 세상'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적절하다. 우리가 사는 한국의 국토가 작아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세상 참 좁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국외에도 이런 말이 있는 듯 하다. 스탠리 밀그램의 'The Samll-World Problem'에 나오는 말인데, 원문은 추후에 확인해 봐야할 것 같다. 아무튼 이런 작은 세상에서 "아무 도움을 줄 수 없으리라 생각한 사람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시점에 기회를 준다"라는 깨달음을 준다는게 책의 맥락이다. 여기서 '사람'은 약한 연결의 사람들이 대다수 이며, 낯선 사람을 지칭한다.
[허브란, 사람들이 모여 조직을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협력하면서 개인이었을 때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놀라운 일을 해내는 사회적 연결의 중심을 의미한다.] 122p
각종 모임의 그룹, 동아리, 직장 또는 직장 내 모임은 일종의 허브일 수 있다. 그래서 이직에 대해서도 허브에서 허브로의 이동이라 표현한다. 나는 아직 '대박'이 났던 허브에 속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허브에서 상당히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대박'은 결혼으로 이어지는 허브가 좀 크다고 생각하고, 사업 파트너를 얻는 허브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에도 결혼식에 갔다가 대학교와 관련된 허브에서 배우자를 만난 대학 동기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무리 결혼정보업체와 연얘를 도와주는 사이트가 있다해도 이런 허브가 아직은 강세이다. 특정 목적에 대해 기대감이 적었는데, '전혀 예측하지 못한 시점에 기회'를 얻으면 더욱더 기분이 좋을 것이다. 나는 꽤나 많은 허브에 속해 있고, 각각 다른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런데 기대한 목적 보다는 기대하지 않은 목적을 특정 허브에서 얻게 될 때 매우 신기하다. 가까운 지인에게서도 충분히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얻을 수 있다. 서로가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유하지 않아 간과했던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도서에서는 가까운 연결에서의 효과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책을 읽다보니 문득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다시 낯선사람 효과로 들어가서 '레드불'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오스트라아 기업의 임원 디트리히 마테쉬츠는 일명 '툭툭'이라는 자전거 택시를 타고 있었다.~~그는 그 음료수가 뭔지 물어보았지만 '크라팅 다엥'이라는 이름 밖에 듣지 못했다. ~~ 크라팅 다엥이란 '붉은 황소'라는 뜻이라고 했다.] 274p
최근 에너지 드링크가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있다. 레드불, 번인텐스, 핫식스 등등이 주로 알려졌는데, 무한 경쟁시대의 가슴 아픈 산물이라 생각한다. 잠을 쫓기 위한 음료로 생각되며, 이와 경쟁하기 위해 껌도 아이디어가 더해져 광고로 나오고 있다. 중국에 여행을 갔을 때 레드불이 매우 유행이라는 말을 듣고 몇 개 사서 마셔봤다. 국내에서 핫식스를 마셔봤을 때 처럼 별 감흥은 없었다. 일이나 공부를 하기 위해 이런 고카페인 음료에 의존해야한다는 건 슬픈 사실인데, 태국 운전사들에게서 유래했다니 그들의 노고도 생각하게 되었다. 여행 등도 낯선 사람이며,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사례이다. 계속 이루고자하는 목표를 찾으면 어디를 가든 이와 연관된 것을 찾을 수 있다. 가까운데서는 오히려 찾기 어렵다. 그래서 집중이 잘되는 곳에 가거나 머리를 식히는 도중에 반짝하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낯선 사람은 우리에게 이렇게 분위기를 환기시켜주고 세렌디피티를 전해주는 고마운 사람인 것 같다. 이제 산타가 찾아오는 겨울이 한달 남짓 남았다. 낯선 사람이 산타처럼 언제 선물을 들고 올지 모르니, 책을 읽으며 마음의 준비를 하면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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