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석학들, 한국의 미래를 말하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지음 / 다산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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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보니 대선 후보의 공약을 통해 블라인드 투표를 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는 걸 알았다. 투표를 꽤 많이 해 봤지만 공약을 보고 선출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소속을 보거나 사진을 보고, 또는 주변의 평판을 통해 투표를 한 것이다.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하게된 이상 공약을 볼만도 한데 아이러니 하다. 역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이 공약 실천률이 낮다는 건 알고 있는데,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서 그런건지 공약이 잘 지켜지지 않더라도 모르고 지나간다. 그래서 거짓 공약을 믿고 투표하는 게 맞지 않다. 지키지도 않는 공약인데, 후보 등록 전에 공약을 내세우지 않는다며 공격을 하는 것도 우습다.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이 때 현재를 돌아보고 어떠한 공약이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해 볼 때다. < 세계의 석학들, 한국의 미래를 말하다 >(다산북스, 2012)가 외부인의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하는데 객관적이면서도 반박할만한 논점을 던져준다.
[현재 우리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려주고 단순히 조롱하고 희화화하며 비판하는 매체들을 갖고 있습니다. '나꼼수'가 대표적 매체라고 해보지요. ~~중략~~그들이 등장했고 새로운 변화를 꿈꿨지만 정작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 말입니다.
결국 궁극적 해결점은 시민이 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64p
인용문에서 '나꼼수'를 단순히 조롱하고 희화화 한다고 했다. 물론 '매체이다'는 아니고 '매체라고 해보지요'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했지만 이는 잘못알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 한국 고전 소설에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양반사회를 비판했듯이, '나꼼수'는 뉴미디어 시대의 비판 매체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꼼수'를 듣지는 않지만 비리와 부정을 폭로하면서 기득권 세력의 감시망을 적절히 피하고 있다. 최근 구속된 '망치부인'은 어떤 말을 잘못했는지, 아니면 누구에게 잘못보여서인지 안 좋게 끝났지만, 정치권에서 감시하고 있는 걸 보면 단순 조롱은 아닌게 확실하다. 이를 통해 국민의 시야와 생각이 넓어져 차기 대선 후보를 보는 관점도 높아진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건 정정되어야 한다. 게다가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도 벽에 부딪친다. 정치에서 제대로 된 눈으로 볼 수 없도록 오도하는 상황에서 교육을 올바로 할 수 없는 환경을 넘어서야 하는 것이다. 언론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나꼼수' 는 신선한 매체이다. 변화를 꿈꾼다기 보다는 해우소 같은 기능을 한다. 그래서 도서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반독점 활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함으로써 동네 중소상인에 대한 감상적 시각 때문에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규모 점포와 경쟁하는 월마트는 고객들에게 아무것도 가용하지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의 절대적 시장 통제력을 이용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빼앗은 독점적 횡포와 다르다는 것입니다.] 140p
대형마트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빼앗은 독점적 횡포와 다르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마트는 치킨이나 피자, 자영업에서 공급했던 재화들까지 섭렵하여 주변 상권을 말라죽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용문은 휴일에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하는 정책을 반대하는 입장인데 논리가 허술해 보인다. 비교 대상이 적절하지 않다. 국내에 월마트는 있지도 않은데 이를 예로 든 것도 잘못되었다. 현재를 제대로 봐야 한국의 미래를 제대로 말할 수 있을텐데 약간 틀린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일단 선진국의 발전 과정을 따르는 추세에서 예측하는 건 읽어볼 만 하다.
[많은 사람이 주택담보대출 문제로 집을 은행에 넘겼습니다.~~중략~~
은행은 그런 집들을 새로이 페인트칠하여 이전 가격보다 10만달러 이상 높게 시장에 매물로 내놓습니다. 그렇게 판 주택이 수백 가구에 달하며 은행은 이러한 차익 거래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172p
주택담보대출로 깡통주택이 늘어나면서 은행에 대출 이자를 모두 주고 집까지 내어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공약에도 해당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출을 부축이고 소비를 유도하는 상황에서 정책으로 막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은행의 기업화로 시민들을 착취하는 구조는 건실한 금융 경영 마인드 없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도서는 정치와 경제 쪽에 내용이 많이 치중된 것으로 보인다. 넓게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특정 영역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내용에 아쉬운 점이 많이 남지만 오히려 할말을 많이 만들어 준 것 같다. 대선 후보를 선택하기 전에 읽으면 좋은 책이다.


www.wece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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