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광고로 세상을 움직였다 - 데이비드 오길비의 비즈니스 철학과 경영 이야기, 개정판 다산 비즈니스 클래식 2
데이비드 오길비 지음, 강두필 옮김 / 다산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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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보면서 굉장히 창의적이고 혼자 보기 아까운 것들이 있을 때, 페이스북을 이용해 공유한다. 가장 최근에는 과학자를 지원하는 어떤 기업의 광고가 마음에 들어 공유를 한적이 있다. 과거 과학자를 꿈꾸던 많은 학생들에 나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대통령, 장관, 변호사, 의사 등이 주류였지만, 지금은 연예인이 꽤나 늘어난 것 같다. 과학자도 없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아마도 찾아보기 어려워 기업 광고에서까지 홍보가 되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 같다. 해당 광고가 과학자를 꿈꿨던 사람들에게는 잘 다가갈 수 있겠지만, 모두에게 전달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광고를 잘 하려면 모든 사람에게 파급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에는 연예인만 기억하고 브랜드는 잊게 되는 상황이 많다고 한다. <나는 광고로 세상을 움직였다>(다산북스, 2012)를 읽으면서 이런 광고들을 떠올려보게 되었는데, 내용은 이렇다.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는 무의식 세계로부터 지속적인 신호를 받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얻는 것들은 내 광고의 원재료가 된다.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 열심히 일해야 하며, 마음을 열어야 하고, 결코 지배당하지 않을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67p
아이디어는 주변이 널려있다. 보지 못하고 지나칠 뿐이다. 나는 지나다니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보는데, 실제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고, 발견하지 못하는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TV, 길거리의 옥외 광고를 보며 아이디어가 적용된 사례들을 관찰한다. 연예인을 내세워 이미지 마케팅을 하기 보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광고가 훨씬 좋다. 국내 스포츠 선수들의 활약이 커지면서 스포츠 스타의 광고 진출 빈도가 높아졌는데, 저자는 이런 인물을 이용한 광고보다는 창의적인 생각을 하도록 유도한다. 유치하고 세뇌적인 광고는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들고 시간을 뺐는 나쁜 컨텐츠로 질높은 콘텐츠를 위해 없어져야 한다.
[상세하고 사실적이어야 한다. 열정적이고 친절하게 표현하여 기억에 남도록 노력하라. 지루해선 안 된다. 사실을 말하라. 단, 사실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230p
동영상이 미디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광고 카피는 신문이나 광고판에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기에 모델 사진이나 자극적인 이미지가 시선을 끌면 글자는 시야에서 사라져버린다. 창의성보다는 자극적인 영상 이미지가 더 활개를 치는 광고는 텍스트가 설 자리가 없어져 간다. 사람이 글자보다는 이미지에 먼저 반응하는 이유로 광고 업계가 이를 더 활용함에 따라 사람들은 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활자를 읽으며 사고하고 느껴야 하는데, 보는데로 인식하기 때문에 학습이나 세뇌로 이어진다. 광고의 영향이 독서를 방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까지 이르렀다. 광고의 홍수 속에 이미지에 노출되다 보니 글을 읽는 것에 생소해지는 것이다.
저자는 현재의 광고 트랜드 보다는 과거의 텍스트 카피에 의한 광고 제작 노하우를 말하기 때문에 현대 광고제작자에게는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영상으로 제작한다 하더라도 스토리를 만들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기획에는 오길비의 오랜 경험이 바이블 같이 작용할 것이다. 챕터 사이의 'ogilvy-ism 이 있는데, 마케팅 글쓰기 원칙, 성공 캠페인을 위한 지침 등이 열거되기도 하고, 오길비의 성공 사례, QnA 식 인터뷰도 포함되어 있다. 핵심이 요약되어 있어 매우 유용하고, 오길비의 마지막 유언은 반드시 지켜서 광고를 제작해야할만큼 조언이 집약되어 있다. 광고의 KISS 원칙으로 불리는 Keep It Simple and Short Principle 도 챕터 6에서 다뤄지는데, 설명하는 대상이 간결한 만큼 챕터도 핵심만 잘 전하고 있다.
오길비가 세상을 떠난지 벌써 10여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그의 말이 어록처럼 남아있는 것을 보면 그의 철학과 창의성이 오래도록 전해지는 것이다. 영화를 보기 위해 많은 광고를 생각없이 보거나, 시간이 아깝다고 여기며 지켜보는 일은 그만할 때가 되었다. 광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찾아보고 창의적인 부분을 발견한다면 일상에서 더 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겠다. 광고의 아버지 오길비가 태어난지 100년하고도 1년이 더 지난 지금 4년전 나온 책의 개정판을 읽으며 광고를 다른 시각에서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겠다.

 

www.wce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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