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에 성격유형 검사와 MBTI와 심리검사를 다시 받았다. 특별한 기회가 있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는데, 예전과 조금 다르게 나왔다. 의도적으로 검사지의 답을 체크한 게 있어서 그런지, 변하고 싶었던 유형에 가까워졌다. 전문가에게 설명을 들으면서도 꽤 좋은 결과가 나와 좋긴 했지만, 실제 성격과 차이를 인정해야만 했다. 내성적인 성격을 외향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반영되었지만, 나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라는데서 아쉬움을 느꼈다. 아직 내성적인 성격을 유지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번에 나온 < 콰이어트 >(RHK, 2012)에 관심을 가졌다. 심리에 대한 통찰과 내향적인 이들이 세상을 바꾼 사례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부제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도서의 내용을 가장 잘 집약하고 있다.
[누구도 이런 고통스러운 청소년기를 스스로 선택하지는 않을 테지만, 사실 워즈니악이 십대에 경험한 고독과 평생 추구할 일이 될 주제에 대한 집중은 매우 창의적인 사람들에게는 전형적인 공통점이다.] 136p~137p
깊은 연구를 하거나 난제를 풀 때, 입으로 떠들면서 해결하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동굴(?)에 들어가 잠적하여 오랜 시간동안 고민한 끝에 훌륭한 해결책이 나온다. 과학자들의 연구 실적을 1~2년만에 요구하는 것은 개념자체가 잘못된 것이며 성과 위주의 정치를 하는 이들의 시대 역행이다. 해마다 연구 성과 때문에 보고 업무만 하다가 정작 제대로 된 연구를 하지 못하는 이름 뿐인 연구원들은 이 시대가 오도한 연구문화의 피해자들이다. 도서에서는 여러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와 사례를 제시하며, 소심한 성격과 연구적인 성향의 인물들을 다룬다. 다수의 책을 저술한 매들린 렝글의 경우도 아동기에 혼자서 책과 생각에 빠져 지낸 시간이 많다고 한다. 요즘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자녀들이 있다면, 부모들의 성화에 못 이겨 밖으로 내몰렸을 것이다. 사교성이 떨어진다느니, 문제가 있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들로 다수와 같아지도록 교육을 받게 될게 뻔하다. 인간 개인의 성향을 인정하기 보다는 다수와 다르다는 생각에서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행동은 이 책을 통해 비판받고 있다.
[외향적인 사람, 특히 매우 충동적인 경우는 내향적인 사람보다 이런 실수를 저지르기가 쉽다. ~중략~ "내향적인 사람은 '조사하게 되어' 있고 외향적인 사람은 '반응하게 되어' 있다."] 256p
외향적인 사람은 충동적으로 행동하여 실수가 많다.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신중하기 때문에 실수도 적고 이성적으로 행동한다. 충동적인 행동들이 인류를 얼마나 괴롭혔으며, 지금도 고통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 세상을 지배하는 많은 외향적인 이들은 발전을 역행하며, 내향적인 이들을 지배하려 한다. 잘못된 방향으로. 많은 사람과 잘 어울리는 건 틀림없이 장점이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생각없이 사람들과 대면하는 건 서로에게 낭비일 뿐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그런면에서 계산적으로 행동한다. 때로는 혼자가 되고, 히끼꼬모리라는 말로 비하될 수도 있다. 너무 폐쇄적이면 문제가 되지만, 사람들과 어울린 뒤 충전하기 위해 돌아가는 건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일이다. 도서에서는 '회복 환경'이라는 말로 설명하는데 다음과 같다.
['회복 환경'이란 리틀 교수가 만든 말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가는 장소를 가리킨다. 리슐리외 강처럼 물리적인 장소일 수도 있고, 판매를 위해 전화하는 사이사이에 조용히 쉬는 것처럼 시간적인 공간일 수도 있다.] 335p
결혼한 부부끼리라도, 개인공간이 있으면 좋다. 항상 마주하기만 하면 충전이 제대로 안 되고 권태감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필요한 회복 환경 즉, 개인 공간이 없으면, 책을 읽거나 서평을 쓸 수 없다. 도저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영향이 있는 공간에서는 집중이 안 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분명히 내향적이며, 회복 환경을 필요로 한다. 최근 사람들과의 만남이 많아 지쳐있는 듯 하다. 이 도서를 읽으면서 개인 공간에 빠져 회복하는 시간을 좀 더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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