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천재가 된 홍 대리 - 파란만장 홍 대리의 기획 천재 변신기 천재가 된 홍대리
하우석 지음 / 다산북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프로그래밍을 하는 나로써는 누군가 만들어 놓은 것을 모방하거나 평소에 생각했던 것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간다. 규모가 있는 거대 프로젝트로 진행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개발하는 특성으로 인해 내가 직접 기획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정이 일어난다. 그래서 융통성이 있으면서도 체계가 없다는 특정을 갖는데, 혼자할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본업이 프로그래밍이 아니다 보니 누군가 디자인해 준 기획안에 따라 개발하는 경우는 적고, 있다 하더라도 규모가 작기 때문에 별로 의사소통할 일이 없다. 그래서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간의 갈등을 이해하면서도 거리를 느끼게 된다. 지금은 프로그래밍이라는 특정 분야에 한정에서 생각해 봤지만, 다른 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개최되는 '여수 EXPO'는 매우 규모가 크고 기간도 길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상당한 기간 기획을 했다고 예상되는데, < 기획 천재가 된 홍대리 >(다산라이프, 개정2판 2012)를 접하면서 예측해 볼 수 있었다.

'홍대리' 시리즈는 일본어에 관심이 생겨 자격증을 준비하며 읽은 적이 있다. 소설처럼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한 사람이 목적을 이뤄가는 과정을 다루고, 그 속에서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식이다. 기획 천재는 이 시리즈의 초반에 위치하는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아무튼 기획팀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전반에 깔리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엔 기획과 별 관계없는 내용이 나온다고도 할 수 있는데, 자판기 이야기는 동기 부여나 배경이 되는 소재로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잉여라는 말인 저변에 퍼진 가운데, 여기서는 계륵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데, 침체기에 있는 회사의 경우 계륵이나 잉여가 되어 점점 침몰해 갈지 모른다. 이런 상황이 되면 최고 경영자를 교체하거나 대대적으로 혁신이나 워크 아웃을 통해 개선의 노력을 한다. 아니면 내부적으로 애사심을 가진 이들이 머리를 짜내 회사를 살리려 밤을 지세운다.

[제자들의 이러한 회고가 발표된 이후, 문학 예술계에서는 무언가 깊게 연구하고 몰입한 결과 달성된 위대한 업적을 가리켜 '세잔의 사과'라고 칭하게 되었습니다."] 127p

현시대는 너무도 빠르고 많은 정보가 쏟아져, 정보를 수용하면서 생각할 시간이 없다. 세잔의 사과는 세잔이 사과의 여러 면을 살펴보다가 너무도 시간이 지나 사과가 썩어버렸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금은 사과가 테이블에 놓이기도 무섭게 바로 다른 사물이 등장하거나 가려져 버려 제대로 관찰할 시간이 주워지지 않는다. 제대로된 일을 하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목적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는데, 시키는 대로 하거나 주어지는 과업을 일정에 맞추기 위해 매뉴얼대로만 처리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문을 던져주었다. 그러면서 뭔가 일에 접근할 때, 애초에 관점이 잘못되었을 때, 다른 면을 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깨달았다. 도서에서는 팀원들이 초반에 잘못 들어선 길을 되돌릴 수 있도록 해당 예화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사람들은 여태까지 왔던 길에 대한 아까움 때문에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추진한다. 망함의 길인줄 알면서도 놓지 못하는 것이다. 다른 면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발견했을 때 되돌릴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한 것이다.

[사람이 받아들이는 정보의 80퍼센트 이상은 시각을 통해서 머리로 입력된다. 그렇기 때문에 입력되는 정보의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각 정보의 양과 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좋다.] 182p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창의성이 나올 수 없다. 그래서 창조형 인간인 기획 인간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많은 것을 접할 것을 강조한다. 다른 면이 있고, 다른 면을 보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많이 알아야 하기 때문에 시야를 넓히기 위한 공부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 좀 더 빨리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방향전환이 가능해 진다. 기획 인간의 6가지 형, 호기심, 창조, 전략, 비전, 이야기꾼, 감성은 기획 천재의 마인드가 담겨있다. 기교와 스킬을 다룬 기획서 작성 방법은 도구일 뿐이다. 내용이 없다면 도구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도구 보다는 내용에 집중해 기술했다. 그래서 '기획 천재'라는 말에 주목해 당장 수백페이지의 기획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천재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기획 인간이 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다행이 이 책에서는 그 6가지 인간 형이 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노력한다면 기획 인간이 될 수 있다. 기획 인간이 된 독자들은 실전 기획 코드 7가지를 이용해 공통적이면서도 핵심적인 기획의 요체를 통해 기획할 수 있다. 도서가 너무 숙제만 남겨주는 것 같아 야속하지만 기획 천재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는 건 너무도 큰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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