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가 - 현혹시키는 세상, 착각하는 대중
엘든 테일러 지음, 이문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 무엇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가 >(RHK, 2012)는 제목 그대로 생각에 의해 전개되는 실상에 대한 철학적인 통찰력을 보여준다. 표지에 나열된 질문들은 다소 정치적이며, 생각 조작에 집중해 다뤄질 것 같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자기 자신에 갖혀버리는 한계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특정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외부의 학습이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개인의 노력부족이 결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타계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다. 실패를 경험하면서 차츰 도전에 인색해지는데, 이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광고, 선거 홍보 활동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는 없다. 암묵적으로 기억을 조작하거나 심리적 영향을 만들어 행동을 조작한다. 과연 어디까지가 내 의지이고 무엇이 나의 결정이었는지도 혼란으로 빠지게 하는 세상에서 사실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의사결정을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할 것이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세뇌'를 두 가지로 구분했다. 첫째는 누군가에게 기본적인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믿음과 태도를 포기하고, 엄격한 믿음을 갖도록 유도하는 강제적인 주입이다. 둘째는 선전 또는 판매술에 따른 설득이다.] 112p

인용문에서 보듯이, '선전 또는 판매술에 따른 설득' 역시 '세뇌'라고 말한다. 광고 자체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같은 광고를 두 번 연속 보여주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결코 실수가 아니며, 광고주의 바보 같은 전략이 아니다. 누구보다는 인간의 사고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반복을 이용해 '세뇌'시키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사례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과,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전에는 어떤 때보다도 관객들의 집중력이 높다. 이 때, 주요 광고를 내보내면 여과없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선전을 주입시킬 수 있으므로 광고주는 비싸더라도 효과적으로 설득을 한다.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를 넣는 전략은 국내에 곧 도입될 예정인데, 외국에서는 굉장히 과학적이면서도 심리적으로 잘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 성과를 인정해야 한다. 그동안 광고를 봐왔다기 보다는 '세뇌'를 당해왔다고 생각하면 큰 자괴감에 빠질 수도 있다.

1부에서는 제목과 연관된 주제들이 다뤄졌다. 2부는 이런 것들에 현혹되지 않고, 해탈의 경지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과 사례들을 말한다. '~을 해라'라는 자기계발에 둘러싸여 정작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조류에 떠밀려 가는 상처 받은 마음을 인식하게 한다. 무언가 많이 이룬 것 같지만 남는 것은 없고, 그렇게 인생을 마감하는 우리 자신들은 너무 처량하다.

어제 전화를 받고 삶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할 기회를 얻었다. 지인의 아버님이 암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했는데, 연로하신 탓에 기력이 쇠하여 의식을 차리게 하는 것 조차 손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인은 매우 담담하여 아버지를 돌보면서도 지속할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람은 왔다가 가는 것이며, 산 사람은 자신의 일을 지속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허무하게 갈 인생인데, 일은 해서 뭐할까라는 생각을 해볼만도 한데,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우면서도 의아할 따름이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삶이 50일 밖에 남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사실 50일은 너무 길다. 당장 내일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면, 오늘 나는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그동안 잘 못했던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곳을 마무리하는게 깔끔하지 않을까?

[남은 날이 50일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매 순간이 무척 소중하게 다가온다. 매일 솟는 태양, 따뜻한 미소, 즐거운 웃음,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사랑이 아닌 순수하게 격려하는 사랑 등등. 또한 자동적으로 우선순위를 매기게 된다.] 251p

하루하루에 의미를 부여하며 삶을 살면, 외부의 '세뇌'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에게 진정한 의미를 주는 것들에만 집중하게 된다. 유행이 지나면 사라져 버리거나, 허영과 허상에 지나지 않는 순간적인 것들은 너무도 뻔하게 보이기에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마지막에 부와 행복을 부르는 일곱 가지 원리를 제시한다. 굉장히 고차원적인 사고로 나가다가 일반 자기계발서처럼 '~하라'로 맺는 게 아쉽긴 하지만, 후반부에 언급한 것처럼 세상에 통달한 눈을 갖게 된다면 충분히 거를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당장 내일 아침에 눈이 떠질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잠에서 깨어 평소처럼 일어나더라도 그게 정말 살아 움직이는 건지 정해진 패턴에 따라 행동하는 건지는 자신의 인식이 깨어 있을 때 느낄 수 있다. 이 도서를 통해 한 번에 그런 인식을 하기는 힘들겠지만, 호흡법이나 자기최면, 시크릿 법칙 등을 다시 생각해 본다면 '무엇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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