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훔친 완벽한 시나리오 - 어떻게 타인의 생각을 사로잡는가?
존 코터 & 론 화이트헤드 지음, 윤규상 옮김 / 비즈니스맵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주말 간에 특별한 연수를 다녀왔다. 그곳에서는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주(主)였는데, 많은 질문 중 하나는 이야기를 듣기 싫을 때 대처법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의도적이거나 또는 의도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화제 바꾸기를 이용해 별로 말하고 싶지 않는 대화를 회피한다. 특정 상황에서 내가 불리하다고 느끼면 화제 바꾸기 기술을 이용해 유리하게 하는 것이다. '기술'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 생각을 훔친 완벽한 시나리오 >(비즈니스맵, 2012)라는 책을 읽으며 전략이나 기술이란 용어로 지칭해봤다. 이 책은 설득에 관해 언변을 이용해 성공하는 방법들을 다룬다. 외국 사례라서 문화적인 특성 중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설득 방법을 '공격', '대응'으로 명시하고 있어 책장을 넘기는데는 어렵지 않았다.

[그 방법은 단 1가지 였다. 단 하나의 방법이 온갖 전략에 바탕을 둔 온갖 공격에 효력을 발휘했다. 따라서 당신은 4가지 공격 방법, 즉 혼동시키기, 지연시키기, 불안감 조성, 조롱 전략 각각에 상응하는 4가지 방법을 쓸 필요가 없다.] 127p

대표적인 방법 4가지를 제시하지만,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한 가지 전략만 사용해도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 나의 방법을 4가지 공격 방법과 비교하면, 혼동시키기나 지연시키기로 생각할 수 있다. 화제를 돌리면, 현재 이야기 하고 있던 내용에 혼란을 느끼고, 지연되는 사이 포인트를 놓쳐 나에게 설득당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얼마나 많은 순간들을 벗어났는지를 떠올려 보면, 셀 수가 없고, 다른 방법은 사용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법은 지연시키기라 생각한다. 토론회 등을 보면, 상대방이 한 질문을 반복하여 묻는 방법을 통해 자신은 생각할 시간을 늘리고, 상대방을 지연시킨다. 다음달에 있을 선거와 관련해 토론회가 열릴 것이라 생각하는데, 분명 이 기술은 거의 보편적으로 사용될 듯 하다. 또한 일명 네거티브라 불리는 '조롱 전략'은 직접적으로 쓰기도 하겠지만, 언론이나 비유를 통해 사용될 때 효과적이다.

회사 내에서는 부하직원이 상사를 설득시킬 일은 없을 것이고, 대등한 관계에서 설득이 일어난다. 또는 고객과의 거래에서 설득을 잘 해야 실적을 조금 더 향상시킬 수 있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설득이 반드시 규모가 있는 토론이나 회의, 거래에서만 사용되는게 아니므로, 도서에서 제시한 여러가지 공격방법을 이용해 일상에서 사용한다면, 언변의 제왕이 될 수도 있다. 화려한 기교로 상대를 무력화 시키는 공격은 재미있으면서도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차라리 나처럼 항상 같은 기술로 상대방이 익숙하게 만드는 방법도 있다. 일전에 선배가 '너의 화제를 돌리는 말은 알면서도 넘어갈 수 밖에 없더라'라고 한 적이 있다. 그 때는 무의식적으로 현재 대화의 내용을 다른 것으로 돌린 때였다.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 소재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기술이 나와 당황스럽다. 그리고 이게 공격 방법이었다니 더 놀랍다.

이처럼 처음 만난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자신의 주(主) 공격이더라도 간파당할 수 있지만, 자주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주 공격은 보이지 않는 공격이 될 수 있다. 도서에서는 크게 4가지로 분류해 각 분류에 알맞는 말을 공격으로 소개하고 있다. 약간 애매한 말로 교란시키는 문장이 많은데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말들이 많아 너무도 놀랐다. "아이디어는 괜찮지만 시기가 좋지 않다.", "사람들을 충분히 이해시키기가 불가능하다" 와 같은 공격은 유사 패턴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타이밍은 만들어 가면 되지, 하기 싫기 때문에 시기 탓을 하는 것이며, 사람들을 이해시키는데는 항상 한계가 있으므로, 앞의 예들은 모두 핑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단어 선정에서 한 번 해석할 시간이 필요로 하므로 지연되는 동안 혼동시키고, 불안감을 조성하여 설득의 우위를 점하게 된다.

도서에는 모두 24가지의 공격을 제시하는데, 정말 무자비한 상사라면 이 공격이 절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며, 평등한 가운데에서 토론이 이루어진다면, 공격을 시의적절하게 사용해 설득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철에 언론도 들썩이고, 후보들의 각종 말들이 이슈가 될 것 같은데, 공격 패턴을 사용하는 후보가 있는지 찾아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적어도 그는 지능적으로 상대를 교란시킨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고, 이에 당하는 후보는 우리가 투표하는데에 결정적인 평가 기준을 제시해 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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