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이번엔 제대로 해보자 - 원가와 관여도, 심리학에 얽힌 대박가게의 비밀
이경태 지음 / 새로운제안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전날 과음을 한 탓에 점심에는 라면을 먹을까 했다. 식당은 아니지만, 일반 구멍가게에서 저렴 끓인 라면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직장 근처에 있기 때문이다. 어느날은 사람이 많아 그냥 지나치기도 한다. 테이블이 2개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날도 자리가 없어 일반 식당으로 가고자 발길을 돌렸다. 중화요리 전문점에 가게 되었는데, 특이한 메뉴로 짜장돈가스가 있었다. 이 메뉴는 짜장면에 돈가스가 나오고, 밥과 짬뽕 국물까지 준다. 짬짜면, 짬볶 같은 중화요리 세트메뉴를 뛰어 넘어 돈가스가 추가된 것이다. 가격도 6500원이다. 500원 정도는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고, 군만두까지 서비스로 주므로 소비자들은 매우 만족할 수 밖에 없다. 나는 물론 그 메뉴 대신 짬뽕을 먹었지만, 다음에는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장사 이번엔 제대로 해보자 >(새로운 제안, 2012)는 이와 같이 요식업을 위주로 원가와 관여도를 통해 대박집으로 거듭나는 노하우를 담고 있다. 내가 소개한 사례는 500원 정도의 추가 비용만 받으면서 원가를 많이 투자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좋은 재료와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비록 약간의 비용이 더 들지만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도서에도 나오지만, 라면을 먹으러 나갔다가 자리가 없으면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는다. 그러나 6000원대의 식당은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게 다른 점이다. 이런 심리에 얽힌 이야기도 다뤄 공감도 얻을 수 있고 매우 재미있다.
[관여도란 소비자가 소비의 방법과 규모를 결정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간섭하는 정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자주 소비하는 물건은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간섭이 덜하다.] 6p
라면은 관여도가 적다. 그런데, 현재 유지되는 점심값 6000원을 넘어가는 음식은 관여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모처럼 그 음식을 먹으러 갔다면, 약간 기다리더라도 줄을 서서 먹게 되는 것이다. 가전제품의 경우도 관여도가 크기 때문에 상당한 고민을 통해 구매를 결정하고,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그래도 가장 관여도가 큰 것은 결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일반적으로 평생 한 번 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식장, 주례선생님을 선택할 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주 소비하지 않는 고관여 상품은 일단 화려하고 봐야한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평생 한 번, 한달에 한 번 정도 소비를 한다면, 대접받는 기분,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장이 크면서 인테리어에도 투자를 많이 하고, 갖다 주는게 많아야 한다. 원가는 아끼지 말고 순이익이 많이 남을 만한 사이드 메뉴나 음료를 주 수익 모델로 선택하는 것이다.
어느 심리학 책에 소개된 내용인데, 사람은 음식에 대해서 융통성이 크다고 한다. 나쁜 말로 하면, 주는대로 먹는 건데, 맛없는 팝콘 실험으로 증명되었다. 굉장히 많은 양의 맛이 덜한 팝콘을 주었을 때, 별 만족감은 느끼지 못하지만 많은 양을 먹는다.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먹기 보다는 습관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술을 파는 주점의 경우 안주류나 분위기가 받쳐주면, 술을 저절로 팔리게 되어 있다. 술을 주 수익 제품으로 잡는다면, 안주류는 부담없이 갖다 주는 것이다. 안주를 시키지 않으면 눈치를 주는 등의 상행위는 바로 망하게 되어 있다. 술집에 술을 마시러 가지 안주를 먹으러 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안주를 더 좋아한다면, 맛집에서 술을 주문해 먹는 게 훨씬 낫다. 그래서 맛집은 원가를 아끼지 않으면서 사이드 메뉴를 곁들여 팔거나 차별화된 고급서비스로 아예 비싸게 팔면 대박을 낼 수 있고, 술집은 술을 파는데만 집중하면 된다.
직장을 다니면서 소비가 늘고, 단위도 크게 조정되었다. 그래서 가게 규모에 따라 대략 어느 정도의 소비를 할지 예상이 되고, 운영하는 사장도 손님이 들어올 때부터 계산이 나온다. 고관여 식당의 경우 테이블이나 공간의 객단가는 굉장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서비스만 좋으면 굉장히 많은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게 전략이다. 반면 저관여 식당은 테이블당 가격, 사람당 가격이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회전률을 높이는 방법 밖에는 없기 때문에, 제휴 상가와 연계한 쿠폰을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얼마전에 처음 간 소규모 식당에서 친절하게 커피전문점 약도까지 알려주며 영수증을 지참하면 20%할인을 소개하고 있어 참신한 방법이라 생각했는데, 이미 많이 퍼져 있다고 한다.
요즘 소셜커머스로 저렴해 보이는 가격에 값이 높은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그런 쿠폰을 발행하는 상점에 가면 행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정말 괜찮은 상점은 행사를 할 필요가 없다. 행사를 하면 손님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할 수 없다. 저자는 소셜커머스 같은 전략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는 전략을 추천한다. 가격인하와는 반대되는 전략이면서 당당하게 장사할 수 있는 사장님이 될 수 있도록 해준다. 역발상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 이 전략이 많은 사장님과 손님들에게 큰 만족감을 주리라 생각한다.

www.wece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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