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탄생 - 전 세계 관리자들의 고민을 해결한 하버드 경영대 리더십 전략
린다 A. 힐 & 켄트 라인백 지음, 방영호 옮김 / 시드페이퍼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최근 들은 강연에서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팀원의 능력은 팀장을 넘어설 수 없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팀장이 폐쇄적이면 팀원들의 의견을 전혀 수용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한다. 이로 인해 팀원이 아무리 좋은 의견을 내도 팀장이 이해를 못하거나 수긍하지 않아 사장되어 버린다. 최근 업무를 진행하면서 상급자가 나의 의견을 얼마나 수용하는지에 대해 계속 확인한 적이 있다. 초반에 자신이 있었던 상급자는 매우 진취적으로 일을 잘 처리했으며, 나도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제시하며 활용에 대해 언급을 했으나, 너무 자신의 생각에 얽메여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 프로젝트 후반에는 내가 제시해줬던 것을 활용해 보려 했으나, 초반에 검토가 없었기 때문에 이제야 확인하고 질문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면 좋았겠지만, 프로젝트가 이미 지연된 상태라 개략적 설명에 그쳤고, 결국 반영되지 못했다. 막바지에는 나에게 아예 한 부분을 맡겨 작성하도록 했으며, 나중에 확인해 본 결과 수정의 여지를 남겨둔 부분도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프로젝트가 끝나기는 했지만, 추후에 다시 그 상급자와 같이 일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다. 물론 프리랜서로 들어왔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접근하지 않은 자세도 있겠지만, 유쾌하게 끝나지 만은 않은 것이다. 이번 건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지만,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일이 진행된다면, 장기적으로 근무하기 힘들거란 생각이 들었다. 뭔가 정리하고 넘어갈 시간이 필요했는데, 도서 < 보스의 탄생 >(SEEDPAPER, 2012)이 현재의 상황을 조금은 이해하게 해주었다.
[조직관리는 한마디로 부하들이 집단적으로 만들어내는 성과를 책임지는 일이다. 조직관리의 개념은 간단하다. 당신이 관리하는 직원의 업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사실 이 개념은 간단하지만 실천은 매우 어렵다.] 38p
직원의 업무을 책임지려면 직원들의 사고와 감정까지 변화시켜야 한다고 언급한다. 행동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지만 그 행동에 임하는 감정은 항상 긍정적으로 만들기 어렵다. 업무 지시에 대해 직원이 동기를 부여받아 열심히 참여하게 하는 건 리더의 능력이다. 자발적으로 하게 하지 못하고 억압에 의해 일하게 되면 그 때부터 성과는 낮아진다. 영화 < 댄싱퀸 >(2012)에서 후보자 경선 장면이 인상깊다. 상대 후보를 격하 시킴에도 주인공은 굴하지 않고 주장을 펼치는 감동적인 연기를 펼치기 때문이다. 상대 후보의 비난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원리가 나오는데, 고리타분한 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관리범위(가정이나 조직)를 통제하고 제한하는 것보다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주인공이 의견을 표출할 때도 다스리거나 통치하는게 아니라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조직에 적용한다면 팀장이 아닌 팀리더가 되어 지배하기보다는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요즘 트랜드가 보스와 관리자라는 말보다는 리더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책은 기존 용어를 고수했다.
[직원들이 아이디어와 의견을 활발히 교환하도록 소셜미디어 같은 여러 도구를 활용하자. 그렇다고 해서 대면 접촉이 줄어들게 해서는 안 된다. 여기저기 흩어져서 일하는 팀원들을 찾아 다녀라. 회사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타 지역에 근무하는 팀원들을 방문하라. 팀원들의 이름 을 익히고, 그들이 일상에서 고객들과 어떤 업무를 하는지, 개인적인 문제는 없는지 파악하라.] 280p
이 책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직원들이 매우 괴로워할지도 모른다. 또한 이렇게 할 수 있는 관리자는 많지 않다. 인용문에서 제시한 것은 직접 수행하라기 보다는 소셜미디어나 개인적이 문제에도 관심을 갖을 수 있는 역량을 키우라는 말로 보인다.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보면 회사와는 동떨어져 자신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 곳까지 관리자가 접근한다면 직원들의 휴식공간이 없어질 것이다. 휴게실에서 상사들의 험담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어야 업무 효율이 높아지지, 그곳에서까지 관리자의 훈계를 듣는다면 회사를 그만두고 말 것이다.
도서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했으나, 하급자의 위치에 있다보니 관리자 중심으로 쓰여진 이 책에 반감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관리자들이 이렇게 했을 때, 성과가 높아지리라는 생각에는 의문이 많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을 완전히 수행하기 보다는 알지 못했던 관리 범위를 확인하는 데 집중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관리자도 부담이 적고, 직원들도 적은 스트레스로 업무 처리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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