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비공식 조직에 주목하라 - 성과는 인간관계에서 시작된다
존 카젠바흐 & 지아 칸 지음, 심영기.장인형 옮김 / 틔움출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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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담배를 피우는 이유 중의 하나는 친교 유지였다. 지금은 금연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티타임으로 바뀌어 좀 더 건전(?)해 졌다고 할 수 있으며 친교의 기능 또한 유지되고 있다. 공식 회의를 통해 전달되는 지시는 문서화되고 규정이나 지침, 명확한 말로 표현되기 때문에 미묘한 감정이나 부연설명이 빠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같이 흡연을 하거나 차를 마시며 친분을 쌓은 상태에서의 대화는 공식 회의보다 더 중요한 메시지를 나누는 경로가 될 수 있다. 어떤 조직에 가면 왕따가 있다. 이들은 공식 회의에는 참석할 수 있겠지만, 식사나 티타임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문서로서의 지시나 정보는 얻어도, 알려지지 않은 비공식정보에서 소외된다. 오히려 더 비중이 높을 수 있는 비공식 대화에서 제외되면 업무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해 종국에는 도태되고 만다. 이런 사례들을 잘 보여주는 도서로 < 경영, 비공식조직에 주목하라 >(틔움, 2011)가 있다. 번역서라 문체가 좀 딱딱하긴 하지만 일화는 매우 재미있어 인터넷 검색이나 관련 기사, 동영상을 함께 찾아보면 비공식 조직을 통해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비공식성은 공식성처럼 쉽게 정의되지 않는다. 공식성처럼 명확한 구조적 경계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비공식성은 종종 중첩되기도하며, 분석가들이 선호하는 특정한 원칙을 따르지도 않는다. 비공식성은 감정적 수단을 통해 기본적인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조직 요소들의 합이다.] 38p

비공식성은 그 말처럼 파악하는 것도 비공식적, 비이성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감성적으로 운영되고, 체계가 보이면서도 금새 없어져버리는 특성도 지니고 있어 불확정성이 강하다. 그래서 어떤 매뉴얼이나 패턴을 통해 분석하고 통제하려 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그냥 상황이 진행되는 대로 자신이 그 비공식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하려하기 보다는 맡겨지는 대로 행동하는게 더 자연스럽다. 개인적으로 비공식조직에서 나의 역할은 사람들과의 모임을 주선하고 연락하는 것이다. 물론 내가 오지랖이 넓어서라기 보다는, 딱히 다른 사람이 안하는 가운데 내가 해도 별 말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임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나의 능력(?)을 한탄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제는 경험이 많아져 어떤식으로해야 모임이 잘되고 사람이 잘 모이는지 잘 안다. 오지랖이 넓은 친구를 통해 연락하거나 사람과의 연결관계를 파악해 'A가 오면 B도 온다'라는 네트워크식 연락방법이 효과적이다. 도서의 뒷표지를 보면 공식조직과 비공식조직의 연결도가 나오는데, 전자는 상하구조이고, 후자는 중심에서 뻗어나가는 구조이다. 물론 중심은 언제라도 바뀔수 있고, 연결이 중간에 끊어지더라도 다른 경로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상하구조는 중간관리자가 공석이되면, 다시 구성하지 않는 이상 원할한 업무가 이루어지지 않지만, 중심에서 뻗어나가는 구조는 유기적이고 유동적인 연결관계로 조직의 구성이 바뀌어서 어찌보면 더 공고한 구성일 수 있다. 이런 구조는 웹과 유사하며 요즘 인기있는 SNS의 소통 방식과 동일하기 때문에 이 책에 더 관심이 간다. 그래서 사람의 감성적인 점을 가장 잘 이해한 서비스가 SNS는 결론에까지 이르게 한다.

[운송직원들은 항상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일하기 때문에, 고객은 능숙하게 옮긴 운송직원들은 그들의 작업이 잘 이뤄졌는지에 대한 평가를 현장에서 바로 들을 수 있다.] 127p

도서에 나오는 사례 중에 이삿짐 센터가 있다. 이들은 기존 기업들이 컨베이어벨트에 한 사람씩을 배치한 것과 유사할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개인은 자신의 포지션이나 역할을 자발적으로 정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에 스스로 배치되며 원할하지 않는 부분까지 자율적으로 백업(보조)한다. 컨베이어벨트의 경우 자신의 책임이 아니면 관여하지 않고, 관료주의처럼 책임을 지지않기 위해 방어적이 된다. 하지만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활동은 자율권을 얻으면서 책임감도 느끼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으로 운영되어 성과가 높다. 공무원조직이 직급이나 직위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와 유사한 조직에 가면 책임회피, 성과저하가 나타나는 모습을 쉽게볼 수 있다. 따라서 관리자가 부하직원들에게 자율성을 주고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경영방법의 필요성을 강하게 알려야 하는 것이다.

[재빠른 얼룩말이란 정보 흡수 능력이 뛰어나며, 갑작스럽고 도전적인 상황에도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을 말한다.] 166~167p

[공식 조직 내에서 특별한 방식으로 높은 성과를 내는 잠재적 혁신가들을 찾아라. 그들은 공식적인 규정을 보완하는 새로운 규칙들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재빠른 얼룩말들을 찾아 그들을 조직 곳곳에 심어두고,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혁신적인 본능을 촉진시켜라.] 259p

조직 운영자, 경영자들은 현재 체제를 바꾸길 두려워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겠지만, 일이 많아져 실제 업무보다 조직 개편이나 운영 방식 변경에 치중하게될 부담 때문이다. 하지만 각 조직에는 '재빠른 얼룩말'이 있다. 공식조직에 포함되어 있으면서도 비공식조직에서 역할이 출중한 혁신가 못지 않은 사람이다. 혁신가와 재빠른 얼룩말만 있으면 조직 운영을 금방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다. 옛 왕들이 참모를 두었듯이 이런 인재들을 가까이 두고, 도서에 소개된 사례들을 적용한다면 공식조직과 비공식조직의 통합과 균형은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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