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정요 (양장 합본)
나채훈 지음 / 씽크뱅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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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페이지의 책을 읽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잘 알지 못하고, 어려운 내용이라면 중간에 포기해야할 수도 있지만, 관심분야이거나 재미있으면 마지막페이지까지 나갈 수 있다. 천 페이지에 이르는 책 중 전공서 외에는 단행본으로 된 책을 접해 본 일은 적은데 < 정관정요 >(씽크뱅크, 2009)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2007년에 5권으로 나온 후, 단행본으로 엮어진 듯 하다. 친구에게 이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니, 다섯 권짜리를 읽은 듯 했다. 같은 영화를 본 사람들은 많지만, 이렇게 장편을 읽은 사람은 만나기 힘든데 매우 신기한 일이었다. 이틀 동안 이 책을 읽으며, 역사소설의 그 장대함을 맛봤다.
[태위, 상서령, 동남도 대행 태군 원수 위국공.
한마디로 국무총리 겸 국방장관을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261p
당시에 사용된 여러 용어와 한자들이 등장하지만, 저자가 적절히 현시대에 맞게 풀이해 줘 바로바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옛이야기를 서술식으로 전개하고 있어 다큐멘터리의 해설자가 말하는 듯하는 필체다. 역사 현장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인물들의 대사와 저자의 말로 전하고 있어 압도적인 분량이지만 소화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국내 사극에는 전쟁 이야기나 궁중의 다툼이 좋은 소재가 된다. 이 책에서도 영토 확장이나 왕위 다툼, 왕비와 희빈의 미묘한 관계가 다뤄진다. 당태종의 등극과 측천무후의 등장이라는 가장 흥미진진한 때의 시대라 역시 방대한 분량에 담겨질만 한 것이다. 한반도의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로 넘어가는 때와 맞물려, 수나라나 당나라가 한반도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환관들은 또한 중요한 국사, 궁중의 모든 일에 대하여 소름끼칠 정도로 풍부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 정치적인 비밀에서부터 비빈이나 궁인 개개인의 대수롭잖은 사생활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559p
개그프로그램에서도 심심찮게 재미를 주는 환관은 매우 천한 직급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궁중의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교육부터 시중까지 불침번이나 청소, 사육까지 모든 분야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런 흥미로운 정보를 포함해 부록의 고구려-당 전쟁사가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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