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섹스사전 - 상식과 편견의 벽을 허물다
강준막 지음 / 북카라반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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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섹스사전 >(북카라반, 2011)은 지하철에서 펴놓고 읽기 힘든 주제이다. 우리나라의 윤리관념의 덜 개방된 성의식 때문에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책을 보기 전에 어떤 내용인지 대충 훑어 봤는데, 문란한 내용도 많고, 직접적인 성관련 용어를 해설하고 있었다. 가나다 순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나중에 찾고 싶으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아는 용어들도 다수 있었는데, 어원까지 잘 설명하고 있어 욕으로 쓰이는 성적 용어에 대해 사용을 자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음담패설 개그와 시대를 넘는 성을 유쾌하게 표현한 말들은 신세계를 보여줬다.
[끊임없이 성욕이 이어지는 것으로, 생리 현상이 아니라 음허 질환이다. 이와 관련, "마른 장작이 잘 탄다"는 성적인 농담은 틀린 말이 아니다. 체형이 마를수록 체내의 음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4가지 요소, 기, 양, 혈, 음 가운데 기와 양이 부족하면 성욕 자체가 무기력하게 소실되지만 혈과 음이 부족하면 성욕이 지나치게 된다. 따라서 부족한 혈과 음을 보충하면 섹스 중독을 치유할 수 있다.] 39p
기, 양, 혈, 음이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봤는데, 한방에서 말하는 기나 혈에 대해 읽을 수 있었다. 의학으로 특별한 해결 방법이 없는 경우가 있는데, 한방으로는 식이요법 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매우 신기하였다. 사람의 기본 욕구인 성욕은 식욕이나 수면욕처럼 환경이나 신체의 컨디션에 따라 다양한 형세를 보인다. 그래서 성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과도하게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단계별로 존재하며, 이를 지칭하는 용어들이 많다. 부족하든 과하든 좋지 않다. 역시 적당한게 좋은 것이다. 이런 성욕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자연스럽고 윤리적인 경로들이 권장되나,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으므로 섹스산업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성행위나 유사 성행위를 매매하는 업소들은 예나 지금이나 전세계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 책에서는 다양한 업소들을 상세히 소개한다. 물론 장소까지는 알려주지 않으니, 너무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이런 업소들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용어라든지 설명이 오히려 부족할 수 있겠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이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어둠(?)의 산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명품에 손대지 맙시다" 다섯 글자로 줄이면: 보지, 왜 만져!
"밤에 빨래하지 맙시다" 다섯 글자로 줄이면: 자지, 왜 빨어!] 373p
유쾌하게 즐기고 넘어갈 수 있는 유머이지만, 자칫하면 이미지를 실추하거나 분위기를 망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미 지난 유머이지만 아직도 용납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내재된 금기를 깨려는 성향 때문이다. 성이 점점 개방되고 있는 우리나라이지만 아직도 엄격함이 유지되고 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안전하게 여성들이 밤에 길을 나설 수 있는 환경이 되는게 아닐까? 추가로 다루고 있는 내용은 광고나 방송의 선정성이다. 몇 년전에 나왔던, 박진영 문제나, 주유소 광고, 노래 가사에 숨겨진 성적 메시지가 그것이다. 요즘에도 심의를 통해 이런 것들이 제한되고 있지만, 위험 수위를 달리고 있는 노래들도 적지 않다. 문제는 어린 아이들이 그런 노래를 아무렇지도 않게 부른다는 것이인데, 굉장히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이 책은 수식어대로 '재미'로 읽는 책이다. 너무 깊이 들어가서 따질 필요는 없다. 사전이라는 정의처럼 용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함이 없고, 많은 용어를 다루므로 충분한 교양서로 활용할 수 있겠다. 영화 < 최종병기 활 >(2011)에서는 병자호란이 배경인데, 여기에 '호로새끼'라는 용어를 통해 역사의 아픔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다. 청나라에 끌려갔던 여인들의 자식들을 이르는데, 대우가 좋지 않았다. 아픔의 아픔을 겪는 전 세계의 '호로새끼'들이 아직도 전쟁에서 고통당하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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